[이성필기자] 초보 사령탑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던 추승균(42) 전주 KCC 감독은 대행 체제에서 벗어난 2015~2016 시즌에 대해 할 말이 많았다.
KCC는 21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최종전에서 86-71로 승리,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전신인 현대 시절을 제외하면, KCC 이름으로는 정규리그 첫 우승을 차지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으로 지휘봉을 잡은 추승균 감독은 초보 사령탑 답지 않게 때로는 과감한 결단력으로 팀 분위기에 변화를 주는 등 능수능란한 지도력을 보여주며 우승을 이끌어냈다.
자신의 선수 시절을 잘 기억하고 있었던 추 감독은 선수를 다그치지 않고 최대한 편한 분위기에서 실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 전태풍, 김태술, 김효범, 하승진 등 국내 선수들 모두 우승을 경험해봤기에 차분하게 기다렸다. 이날 경기까지 12연승을 거두는 과정에서 5점차 이내의 빡빡한 경기가 8차례나 됐다. 선수들에게 믿고 맡긴 추 감독의 믿음이 접전 상황에서도 연승 분위기를 만든 것이다.
소통을 우선했던 추 감독의 지도 방식은 선수들의 변화를 끌어냈다. 추 감독은 길게 지적하지 않는다. 정확한 핵심만 짚어 전달한다. 훈련에서 잘못된 점을 미리 지적하고 실전에서 반복하지 않도록 유도한다.
선수, 코치를 모두 KCC에서 지내면서 팀 분위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가능한 지적이었다. 추 감독은 선발진을 독려하기 위해 식스맨들의 희생을 종종 언급했다. 주전들에게 알아서 잘 뛰라는 암묵적인 말이었다.
팀 전술은 전임 허재 감독이 만들어온 것에서 크게 변화를 주지 않으며 선수들의 적응력을 높였다. 수비와 공격 방법 몇 개를 추가한 것이 전부다. 같은 전술에 조직력을 굳히는 것이 최선이었다.
추 감독은 "당장 변화를 주면 선수나 나 모두 혼란이었을 것이다. 최대한 편하게 시즌을 운영하면서 장, 단점을 찾는 것이 중요했다. 이는 플레이오프에 들어가서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계륵과 같았던 리카르도 포웰을 친정팀 인천 전자랜드로 보내고 허버트 힐을 받은 것도 신의 한 수였다. 힐이 헌신하면서 안드레 에밋의 득점력이 더욱 향상됐다. 추 감독은 "힐이 골밑을 전담하면서 에밋이 자유롭게 공격해 득점력이 높아졌다"라고 평가했다.
고졸 신인 송교창을 드래프트에서 선발하는 등 추 감독은 신선한 선택도 했다. 시즌 중반 그를 경기에 내보내며 활용하는 등 미래를 위한 대비도 아끼지 않았다. 무엇이든 판단하면 과감하게 시도했던 추 감독의 정식 감독 첫 시즌은 1차적으로는 일단 대성공으로 마무리됐다.
조이뉴스24 안양=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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