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현대캐피탈 문성민이 네트를 넘긴 공을 OK저축은행 리베로 정성현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공은 코트 바닥에 닿았고 현대캐피탈의 득점이 됐다.
전광판에 들어온 숫자는 25-22. 현대캐피탈이 OK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0으로 꺾고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이었다.
안방인 천안 유관순체육관은 아니었지만 OK저축은행과 맞대결이 열린 25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는 현대캐피탈과 사령탑인 '최태웅'을 연호하는 함성 소리로 가득 찼다.
경기 종료와 동시에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서로를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벤치에 있던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송병일 코치 등 코칭스태프와 포옹하며 우승을 자축했다.
최 감독은 경기 후 취재진과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이제서야 마음이 차분해진 것 같다"면서 "선수로 뛸 때 우승을 차지한 지 좀 오래 돼서 그런지 지금도 어리둥절하다"고 했다. 송 코치를 포옹한 이유에 대해서는 "1위가 확정되는 순간 바로 앞에서 팔을 벌리고 있길래 한 번 안아줬다"고 웃었다.
정규리그 우승까지 고비도 분명 있었다. 최 감독은 "전반기 막판 3연패를 당했는데 그 때가 고비였다"며 "올스타 휴식기 이후 선수단 체력관리에 초점을 맞췄는데 그 부분이 잘 이뤄져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연승과 1위 확정 원동력에 대해 "역시나 체력과 후반기 들어 블로킹이 잘 된 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최 감독은 "아직 나는 멀었다"며 "V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른 현역 감독들도 그렇고 선수시절 나를 지도했던 김호철, 신치용 감독님(현 삼성화재 배구단 단장)께 감사드린다. 내가 부족한 모든 부분을 배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감독은 "현대캐피탈로 온 뒤 우승을 해 정말 감회가 새롭다"며 "솔직히 삼성화재에서 이적한 뒤 선수로 뛰며 정말 힘들었다. 우승을 못한 부분이 마음 한 구석에 늘 있었는데 오늘로서 조금은 없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패한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이제는 단기전인 플레이오프 준비에 힘을 쏟아야 할 때"라며 "선수들이 확실히 지쳐있다. 잘 쉬는 게 남은 정규시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안산=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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