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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선수들과 헤어지지 않아 기쁜 홍명보 감독


대표팀 굴레 벗어나 프로팀 감독 첫 경기 승리, "아직 29경기 남았어요"

[이성필기자] "다음 날 똑같은 선수들과 다시 훈련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은 거죠."

중국 슈퍼리그 항저우 뤼청과 2년 계약을 맺은 홍명보(47) 감독은 6일 항저우 황룽 경기장에서 열린 창춘 야타이와의 개막전을 2-1 승리로 이기며 순조롭게 프로 사령탑 데뷔를 했다.

선수와 감독으로 줄곧 국가대표 타이틀을 달고 축구 인생을 살았던 홍 감독의 프로 사령탑 데뷔전은 큰 관심을 모았다. 특별히 개막전 승패에 의미를 두지 않았다고 했지만 데뷔전 승리로 기분이 좋은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홍명보 감독은 창춘전이 끝난 뒤 국내 취재진과 따로 만나 "상대가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팀이고 홈 경기라 이겼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싸웠다. 그런 모습이 정말 좋았다"라며 기분좋은 출발을 한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절대 쉬운 경기는 아니었다. 항저우는 최근 5년 동안 개막전 승리가 없었고 창춘에는 지난해 2패를 기록하는 등 상대전적이 좋지 않았다. 이런 배경으로 인해 홍 감독 역시 "이길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글쎄다. 쉽지 않다. 지지 않으면 다행이지 않을까"라며 조심스러워했다.

전력상으로도 그랬다. 항저우 골키퍼의 수준이 다소 떨어져 수비 리더로 풀백 요원인 오범석을 중앙 수비로 내세우는 임시처방이 필요했다. 그런데 오범석이 후반 33분 종아리에 타박상을 입고 전열에서 이탈했다. 애초 오범석과 수비에서 호흡을 맞추려했던 주장 메튜 스피라노비치는 경기 전 몸을 풀다가 이상을 느껴 경기 출전을 포기했다. 국가대표 때와는 다른 선수 관리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홍 감독의 프로팀 감독 생활은 시작부터 험난했다.

그래도 홍 감독은 특유의 끈끈한 수비와 정신력을 선수들에게 빠르게 주입시켜 승리를 제조했다. 홍 감독은 "(대표팀과 비교해) 특별한 감정은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즐거운 것은 경기를 치르고 (선수들과) 바로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음 날 다시 얼굴을 본다는 점이다. 똑같은 선수들과 훈련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이 좋은 것 같다"라며 결과에 조바심을 내지 않고 경기를 치를 수 있어 기분이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두 번째 골을 넣은 팀 케이힐과는 경기 내내 소통하며 공격을 주도하도록 했다. 훈련에서도 홍 감독은 케이힐과는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는 편이다. 홍 감독은 "확실히 케이힐은 능력이 있는 것 같다. 그 나이에도 팀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좋은 선수인 것 같다. 감독이지만 존경한다"라고 말했다.

홈에서의 개막전, 프로 사령탑 데뷔전이라는 부담을 털어냈지만 갈 길은 멀다. 홍 감독은 "일단 이겼으니까 기분은 좋다. 해외에서 처음 하는 경기인데 5년 만의 개막전 첫 승리라 선수들도 그렇고 다 고맙다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기쁨을 나타냈다. 이어 "오늘 경기만 봐도 촘촘하게 간격을 유지하며 상대의 롱볼에 대비하는 경기를 하다가 실점을 했는데 앞으로 더 집중하라고 주문해야 된다"라며 과제를 지적하는 것으 빼놓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개막 라운드에서는 홍 감독의 항저우가 이긴 것을 비록해 장외룡 감독이 이끄는 충칭 리판도 최고의 선수로 구성된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2-1로 꺾는 사건을 연출했다. 박태하 감독의 옌볜 푸더도 겨울 이적 시장에서 큰 돈을 썼던 상하이 선화와 선전 끝에 1-1로 비겼다.

홍 감독은 "지금 만족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아직 29경기나 남았다. 우리는 선수층도 두껍지 않다. 부상자 관리를 잘 하면서 슬기롭게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팀의 1차 목표인 슈퍼리그 잔류를 위해 조심스럽게 시즌을 치러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조이뉴스24 항저우(중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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