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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 1차전 승리, 결국 1세트 기선제압이 승인


OK저축은행 "우리가 진정한 봄배구 강자"…포스트시즌 8연승

[류한준기자]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현대캐피탈의 돌풍은 대단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우승 후보로 현대캐피탈을 꼽은 이는 적었다.

그런데 현대캐피탈은 V리그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 재개된 후반기에서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마냥 질주했다. 후반기를 전승으로 마쳤다. V리그 팀 최다인 18연승을 기록하는 파죽지세로 당당히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시즌 중반까지 대한항공과 함께 치열한 1위 경쟁을 하던 OK저축은행은 현대캐피탈의 기세에 눌려 정규리그를 2위로 마쳤다.

이런 이유로 두 팀이 맞붙게 된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승부의 무게 중심이 현대캐피탈 쪽으로 좀 더 기울어 보였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자 OK저축은행의 기세와 뒷심이 현대캐피탈을 앞섰다. OK저축은행은 18일 열린 1차전을 승리했다. 안방인 안산 상록수체육관이 아닌 적지인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거둔 승리라 더 의미가 크다.

이로써 OK저축은행은 지난해 한국전력과 플레이오프, 삼성화재와 챔피언결정전, 그리고 올 시즌 삼성화재를 맞아 치른 플레이오프까지 포함해 포스트시즌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캐피탈이 정규리그 연승을 달리며 적수가 없었다면, OK저축은행은 포스트시즌 7연승을 이어갔다. '봄배구'에서 진정한 강자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한 셈이다.

현대캐피탈과의 이날 1차전은 여러모로 삼성화재와 치른 플레이오프 1차전과 비슷했다. 삼성화재도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세트를 앞서가다 후반 따라잡힌 뒤 결국 세트를 내줬다.

현대캐피탈도 그랬다. 잡을 수 있었던 1세트를 후반 추격당해 내준 뒤 흐름은 경기 결과가 말해줬다. OK저축은행 선수들은 코트를 마음 놓고 뛰어다녔다. 상대가 때린 회심의 스파이크를 마치 몸에 자석이 붙은 것처럼 걷어냈다. 오레올(쿠바) 외에도 송명근, 송희채 등 국내선수들도 신나게 스파이크를 때렸다.

여기에 '조커'의 활약까지 더해졌다. 김규민의 부상으로 선발 센터 한 자리를 맡은 한상길은 득점은 많지 않았지만 고비마다 속공과 서브로 현대캐피탈의 추격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다.

교체로 투입된 김정훈도 1세트 중요한 고비에서 상대 공격을 끊는 블로킹 하나를 잡았다. 예전 삼성화재 시절 조커로 코트에 나와 팀 승리에 도움을 준 모습을 다시 보여줬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조커'로 투입돼 분위기를 반전할 선수가 눈에 띄지 않았다.

무엇보다 현대캐피탈은 상대 기세를 꺾을 마땅한 대안이 보이지 않은 1차전이 됐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그 말대로 OK저축은행은 봄배구에서 승리를 거두는 법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현대캐피탈이 남은 챔피언결정전에서 희망을 본 건 먼저 두 세트를 내주고도 힘없이 주저앉지 않았다는 점이다. 0-3으로 끝날 수 있던 경기를 따라잡아 마지막 5세트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현대캐피탈이 5세트 마무리를 잘 했다면 1차전 결과는 충분히 뒤바뀔 수 있었다. OK저축은행은 길었던 승부를 승리로 장직했다. 상대에 흐름을 넘겨줬지만 이를 다시 되찾아오는 저력을 발휘했다. 선수들이 이기는 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다.

현대캐피탈이 정규리그에서 '업템포 1.0'으로 명명한 배구를 내세워 돌풍을 일으켰다면 OK저축은행은의 배구는 즐겁고 흥이 나는 배구다. 코트 안팎에 있는 선수들, 벤치에 자리한 김세진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전원이 신나고 즐거운, '예체능 V리그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

조이뉴스24 /천안=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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