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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경기 좀 뛰어", 답답한 신태용 감독의 애원


올림픽 준비해야 하는데 소속팀 주전 멤버는 극소수, 경기 감각 우려

[이성필기자] "팀에서 먼저 살아남아야 올림픽에 갈 수 있다."

신태용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알제리와의 평가전 2연전을 위해 21일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로 대표선수들을 소집한 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의미의 생존을 이야기했다.

이번에 소집된 23명 중 소속팀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자원은 권창훈(수원 삼성), 문창진(포항 스틸러스), 이찬동(광주FC) 정도다. 올해 프로 경험을 하는 김동준(성남FC)은 23세 이하(U-23) 의무 출전 조항이 아니었다면 기회가 오지 않을 수 있었다.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주전이었던 박용우(FC서울), 김현(제주 유나이티드), 이슬찬(전남 드래곤즈)도 마찬가지 사정. 박용우는 팀에 신진호, 주세종 등이 보강되면서 오스마르가 플랫3로 내려오는 바람에 설 자리를 잃었다. 교체 요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김현도 비슷한 처지다. 이슬찬의 경우 주장인 최효진에게 밀려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신 감독은 대표소집 후 미팅에서 선수들에게 "생각보다 너무 많은 선수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대표팀보다 소속팀이 먼저다. 경기에 나가기 위해 각자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모든 것이 신 감독의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답답하다. 이는 해외파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챔피언십 당시 소속팀의 반대로 차출하지 못했던 공격수 박인혁(FSV프랑크푸르트)은 이번 시즌 5경기 102분 출전이 전부다. 벤치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기회를 얻지 못해 빌레펠트로 임대된 류승우는 선발과 교체를 오가는 불규칙한 출전이 이어지고 있고, 최경록(상파울리)도 2군을 오가다 최근에야 선발 출전 횟수가 조금 늘었다. 카를루스에SC에서 뛸 기회가 적었던 박정빈(호브로)도 덴마크로 무대를 옮기고서야 고정적으로 뛰고 있는 정도다.

이번에는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지만 챔피언십 당시 인상적인 공격력을 보여줬던 황희찬(잘츠부르크)의 경우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FC리퍼링에서 임대 복귀한 뒤 선발, 교체를 오가고 있다. 전 포지션에 걸쳐 신 감독의 마음에 드는 상황이 하나도 없는 것이다.

향후 상황이 또 어떻게 달라질 지는 알 수 없다. 올림픽 대표팀이 재소집되는 시점은 오는 5월 말 A대표팀의 유럽 원정 평가전에 동행해 따로 평가전을 가질 때이다. 7월 대표팀을 최종적으로 꾸려 리우 올림픽을 향해 출정하기 전 마지막 점검 무대다. 알제리와 평가전 이후 소속팀에서 경기력을 유지하지 않으면 믿고 발탁하기가 어렵다.

신 감독도 "5월 말부터 6월 초 A매치 기간에 또 기회가 있다. 그 때까지 경쟁력을 입증하라"며 선수들을 압박했다. 각자의 팀에 신 감독이 청탁한다고 될 일도 아니기 때문에 선수들 스스로가 경쟁력을 높일 수밖에 없다. 이래저래 걱정만 늘어가는 신태용 감독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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