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파이어볼러와 모닥불러의 맞대결. 정규시즌을 앞두고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 올리고 있는 김광현(SK 와이번스)과 유희관(두산 베어스), 두 왼손 선발투수가 시범경기서 맞붙었다. 결과는 김광현의 판정승이었다.
김광현은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등판, 5.1이닝 5피안타 1실점(바자책)으로 호투했다. 투구수 79개에 탈삼진 3개. 고질이던 제구불안은 이날 만큼은 사라졌다. 볼넷이 하나도 없는 깔끔한 경기운영이었다.
직구 최고구속이 150㎞에 달했다.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을 골고루 던지며 4가지 구종을 시험했다.
반면 유희관은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닌 듯한 모습이었다. 6이닝을 소화하면서 공 78개를 던졌지만 피안타 7개로 5실점했다. 탈삼진 1개에 역시 사사구는 없었다. 유희관은 직구(33개) 외에 또 다른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25개 구사했다. 느림의 미학이라는 별명 답게 직구 구속은 124∼131㎞를 형성했다.
1회초 선두 정수빈을 중견수 오른쪽 3루타로 내보내며 불안하게 출발한 김광현은 그러나 이후 박건우를 삼진처리한 뒤 오재원의 투수 땅볼 때 3루주자 정수빈을 런다운으로 잡았다. 두산 4번타자 에반스 또한 투수땅볼로 요리하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SK가 3-0으로 앞선 2회에도 양의지와 최주환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하며 위기에 직면했다. 하지만 무사 1,3루에서 이우성을 투수 뜬공, 류지혁을 2루수 뜬공, 김재호를 유격수 땅볼로 요리하며 위기 관리능력을 선보였다.
3회에도 안타 1개를 허용하고 무실점을 기록한 그는 양의지-최주환-이우성과 맞선 4회 수비를 삼자범퇴로 가볍게 처리했다. 5회에도 세 타자를 맞아 공 5개로 이닝을 끝내는 수완을 발휘했다.
김광현은 5-0으로 앞선 6회 아웃카운트 1개를 잡은 뒤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선두 박건우를 유격수 내야안타와 이어진 실책으로 2루에 내보낸 뒤 오재원을 2루수 땅볼 처리했다. 2루주자 박건우가 3루에 안착해 1사 3루. 이때 SK 덕아웃에서 구원요원 문광은을 투입하면서 김광현은 이날 투구를 마쳤다. 문광은이 에반스를 2루땅볼로 처리하는 동안 박건우가 홈을 밟아 김광현의 실점으로 기록됐다.
이와 달리 유희관은 위기에서 집중타를 허용하며 다소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특히 3점을 내준 2회 투구가 아쉬웠다. 선두 정의윤, 박정권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한 뒤 무사 1,2루에서 이재원에게 좌중간 적시 2루타를 맞아 첫 실점했다. 이후 무사 2,3루에서 박재상의 2루수 땅볼 때 박정권의 득점을 지켜봤고, 이어진 무사 1,3루에선 유서준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하는 순간 추가 실점했다.
이후 컨디션이 올라온 듯 SK 타선을 침묵시키던 그는 6회 추가 2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번에도 첫 두 타자를 연속안타로 내보낸 게 화근이었다. 무사 1,2루에서 박정권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고, 이어진 1사 2,3루에선 박재상을 우익수 희생플라로 처리하는 순간 또 한 점을 내줬다. 유희관은 마지막 타자 유서준을 2루수 땅볼로 유도하고 투구른 마쳤다. 그는 7회부터 정재훈과 교체돼 이날 등판을 마감했다.
경기는 SK가 5-1로 승리했다.
김광현은 경기 뒤 "오늘 투구수 80개를 목표로 던졌다. 무난하게 잘 던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그동안 체인지업을 많이 던졌는데, 오늘은 정규시즌 앞두고 슬라이더와 커브를 점검하기 위해 좀 더 던졌다. 이 두 구종의 감이 안 떨어진 게 긍정적"이라며 "체인지업은 시즌 동안 계속 가다듬겠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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