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2016년 첫 A매치, 승부수는 세트피스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2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 레바논전을 이틀 앞두고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합류가 늦어졌던 해외파 5인방 구자철, 홍정호(이상 아우크스부르크), 석현준(FC포르투), 남태희(레퀴야), 박주호(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훈련에 참가하면서 선수단은 생기가 돌았다.
전술 훈련에 집중하던 대표팀은 코너킥과 프리킥 등 세트피스를 활용하는 공격 가다듬기에 공을 들였다. 레바논의 피지컬이 좋은 편이라 정상적인 공격 시 장신 수비를 뚫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세트피스를 잘 활용해 득점을 올린다면 그만큼 경기를 풀어가기가 편하다.
무엇보다 레바논은 국제축구연맹(FIFA) 징계를 받은 쿠웨이트와 승점이 10점으로 동률이다. 미얀마전까지 남아 있는 레바논은 최대한 승점을 쌓아 조2위로 올라선 뒤 다른 조의 결과까지 살펴 최종예선 진출을 노려야 한다. 한국을 상대로 거칠게 나올 가능성이 충분하다.
2차 예선 6경기 무실점 승리와 A매치 7경기 무실점 경기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대표팀 입장에서는 좋은 기록을 이어가면서 승리 분위기로 최종예선에 대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은 세트피스 훈련에서 선수들의 위치를 한 명씩 잡아주며 상세하게 설명했다. 슈틸리케 체제에서 오랜만에 합류한 고명진(알 라얀)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확실한 호흡을 맞추기 위해서다.
왼발 김진수(호펜하임), 오른발 정우영(충칭 리판)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이 슈틸리케 감독의 지시에 따라 높이와 속도, 방향을 조절하며 킥을 했다. 가슴으로 떨어트려 동료에게 연결하는 연습에서 이청용의 킥이 부족하자 정우영이 나서 보여주는 등 세밀한 플레이에 열중했다.
좌우 코너킥은 물론 측면에서의 프리킥 등에서는 유연한 움직임도 유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가까운 골대 방향으로 볼이 올라오면 김기희(상하이 선화), 기성용(스완지시티), 황의조(성남FC) 등 장신 선수들에게 "어떻게든 머리에 맞혀라"라든가 "상대 수비가 압박을 들어오지 못하게 좀 더 빨리 움직여라"라고 주문하며 기민함을 요구했다.
슈틸리케호는 세트피스를 활용해 골을 넣는 연습을 대표 소집 때마다 하고 있지만 실전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미얀마를 4-0으로 이길 당시에도 세트피스 활용은 낙제점에 가까웠다. 신장에서 한국이 절대 우위였지만 장현수의 코너킥을 손흥민이 헤딩으로 연결한 것이 전부였다.
레바논은 미얀마와 비교하면 체격에서 우위인 팀이다. 지난해 한국은 레바논 원정에서 패싱플레이로 3-0으로 이겼지만 세트피스 활용에 대한 목마름은 여전하다. 상대 밀집 수비를 깨는 무기로 쉽게 득점해야 경기 운영에도 여유가 생길 수 있다. 레바논은 '선 수비 후 역습'으로 한국을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슈틸리케호가 세트피스 성공률을 얼마나 높일지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조이뉴스24 안산=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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