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3시즌과 7시즌.' 각각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가 '가을야구'와 연속으로 인연을 맺지 못한 횟수다.
롯데는 지난 2012년 플레이오프를 끝으로 가을잔치에 손님이 아닌 구경꾼이 됐다. 한화는 가을야구와 멀리한 지 롯데보다 좀 더 오래됐다. 2007년 준플레이오프가 마지막이다.
한화는 지난 시즌 가을야구 문턱까지 갔었다. KBO리그의 대표적인 '명장'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성근 감독을 데려오며 시즌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예전과 다른 끈끈한 팀컬러를 보여주며 전반기 선전했다. 홈구장인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뿐 아니라 원정 경기에서도 많은 팬을 불러모았다.
◆올 시즌은 또 다르다…기대감 UP
한화는 KBO리그에서 전통적인 인기구단 리스트에 들지 못했지만 지난 시즌은 달랐다. 그러나 한화는 지난해 정규시즌 순위에서 6위에 그쳤다. 후반기 순위 경쟁에서 힘을 잃고 밀려났다. 뒷심에서 밀린 탓이 크다.
롯데는 한화보다 더 좋지 않은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지난 2013년에는 정규시즌 승률이 5할을 넘겼지만 5위에 그쳐 가을야구에 나가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팀은 안팎으로 시끄러웠다. 2014년과 지난해 선수단 원정 숙소 CCTV(폐쇄회로) 사건에다 메리트 문제를 두고 '잡음'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 사이 팀을 이끄는 수장이 김시진 감독에서 이종운 감독, 그리고 조원우 감독으로 두 차례나 바뀌었다.
롯데는 지난 시즌 한화와 비슷한 길을 걸었다. 팀 성적이 떨어지는 시기가 좀 더 일렀다. 롯데는 5월까지는 4위 안에 들며 순항했지만 6월초 연패에 빠지면서 동력을 잃었다. 특히 6월초 kt 위즈를 상대로 안방인 사직구장에서 3연패를 당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롯데에게도 반등 기회는 있었다. 9월 한때 승률 5할 언저리까지 성적을 끌어올리며 '가을야구'의 마지노선인 5위 자리를 노렸지만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이스에게 연패를 당하면서 마지막 동력을 잃었다.
올 시즌 두 팀 선수들, 코칭스태프, 프런트, 그리고 팬들은 기대가 높아졌다. 한화는 2년 연속 스토브리그에서 '큰손' 노릇을 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팀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선수를 영입했다.
적극적인 트레이드도 함께했다. 김성근 감독이 팀을 이끌어가는 스타일이 이제는 어느 정도 녹아들었다.
롯데는 다시 한 번 사령탑 교체를 단행했다. 전임 이 감독과 같은 초보사령탑을 다시 영입했지만 조원우 감독은 팀 안팎에서 신임을 얻고 있다.
◆약점 보완, 문제는 마운드 운영
한화와 롯데가 올 시즌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는 대표적인 약점을 보강했기 때문이다.
두 팀은 마운드의 뒷문이 불안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런데 한화와 롯데는 FA 시장에서 중간계투와 뒷문을 보강했다.
한화는 FA 투수들 중에서 최대어로 평가받던 정우람을 데려왔다. 중간계투 뿐 아니라 마무리로 활용이 가능하기에 한화 마운드에서 쓰임새가 요긴하다.
롯데도 FA시장에서 짭짤한 수확을 올렸다. 검증된 중간계투 및 마무리 자원인 윤길현과 손승락을 영입했다. 2011년과 2012년 양승호 감독이 팀 지휘봉을 잡았을 때 구성해 효과를 봤던 '양떼 불펜'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두 팀 모두 베스트 시나리오는 같다. 타선이 고비마다 기대만큼 터져주고 마운드가 시즌 내내 흔들리지 않는다면 한화와 롯데가 가을야구에 나란히 참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모든 일이 계산대로 맞아 떨어지지는 않는다. 팀당 144경기를 치르는 정규시즌에는 선수 부상, 연패 등 여러가지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단기전도 그렇지만 정규시즌과 같은 장기레이스에는 강약 조절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특히 마운드 운영이 그렇다. 투수진에 과부하가 걸린다면 해결책이나 분위기 반전 카드를 꺼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롯데와 한화의 지난 시즌이 좋은 예다.
정규시즌 개막에 앞서 각팀들이 치른 시범경기 성적만을 놓고 보면 한화의 기상도는 비교적 '맑음'이다. 한화는 9승 7패를 기록하며 시범경기 4위에 올랐다. 반면 롯데는 '잔뜩 흐림'이다. 3승 3무 11패로 최하위인 10위였다. 6연패로 시범경기를 마감했다.
하지만 시범경기 성적이 정규시즌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시범경기 순위를 떠나 두 팀은 같은 불안요소를 안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전력 보강을 위해 노력한 마운드 사정이 그렇다. 심혈을 기울여 투수진 보강에 나섰지만 시범경기만 놓고 보면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한화는 팀 평균자책점 5.17을 기록했다. 롯데는 좀 더 높은 6.23이다, 각각 8, 9위에 해당한다. 시즌이 개막하면 양 팀 투수들이 더 분발해야 하는 이유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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