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마운드에서 던질 수 있다는 데 만족합니다."
김강률(28, 두산 베어스)이 돌아왔다. 지난해 5월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다가 왼발목 아킬레스건 파열 진단을 받은 뒤 무려 335일 만이다. 김강률은 전날인 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전에 구원등판, 1.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두산이 4-1로 앞선 7회말 2사 1루에서 등판한 그는 안타와 폭투로 2,3루 실점 위기에 몰렸지만 구자욱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고 위기에서 벗어났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그는 선두 박해민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발디리스를 2루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어 최형우의 타구를 2루수 오재원이 병살타로 연결하면서 8회 수비를 마쳤다. 마무리 이현승이 9회를 틀어막으면서 이현승은 복귀전에서 홀드를 기록했다.
하루 뒤인 2일 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나 김강률은 자신감 넘치는 표정이었다. 그는 "오랜만의 복귀전인데, 경기에서 공을 던질 수 있어서 좋았다"며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현재 몸상태는 100%에 달한다"는 그는 다만 구위가 아직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등판을 거듭하면서 구위를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김강률의 데뷔전 상대는 부상당할 때와 마찬가지로 삼성이었다. 그러나 그는 "큰 느낌은 없다"고 했다. "경기장이 바뀌어서 그런지 남다른 기분은 들지 않는다"고 그는 밝혔다. 삼성은 지난해까지 사용한 대구시민야구장을 떠나 올해부터 신축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터를 잡았다.
강력한 구위를 가졌지만 제구가 좋지 않았던 그는 지난해부터 투구시 백스윙을 짧게 가져가면서 효과를 봤다. 올해에도 바뀐 투구폼을 유지하면서 '볼넷'에 대한 우려를 지우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는 1루 커버 훈련을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다친 부위가 아킬레스건이어서인지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코칭스태프의 배려로 볼 수 있었다.
김강률은 올 시즌 목표가 없다고 한다. 몇승, 몇이닝을 소화하겠다는 구체적언 발언을 삼가했다. 숫자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서 최대한 등판기회를 늘리고 싶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김 감독은 김태형 두산 감독은 "개막전에 합류했다는 것 자체가 열심히 한 것이다"며 "이렇게 안정적으로 돌아올 줄은 몰랐다. 그만큼 본인이 노력을 많이 했다는 뜻"이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김강률은 "지난해 못한 것을 2배로 해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돌아온 김강률이 다시 날개를 활짝 펼 준비를 마쳤다.
조이뉴스24 대구=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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