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올 시즌 들어 FC서울이 초반부터 가공할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 전북 현대와의 개막전 0-1 패배를 제외하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5경기 모두 3골 이상을 넣는 화력을 과시하고 있다.
서울의 화끈한 공격력 뒤에는 톱니바퀴처럼 굴러가는 허리진이 버티고 있다. 다카하기 요지로-신진호-주세종으로 이어지는 미드필더진은 패스의 강약 조율부터 공수 전개까지 역할 분담도 확실하다.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 클래식 3라운드에서도 서울은 대단한 허리의 힘을 보여줬다. 다카하기와 주세종이 도움 1개씩을 해내고 박주영이 두 골을 넣으며 3-1 승리를 만들어냈다.
3명의 미드필더 중에서도 주세종의 헌신은 돋보였다. 지난해까지 부산 아이파크에서 중심 역할을 했던 주세종은 올해 서울 유니폼을 입고 소리 없이 강한 활약을 하고 있다.
이날 주세종은 팀이 1-0으로 앞서가던 후반 15분, 박주영의 두 번째 골에 출발점 역할을 해냈다. 중앙선 왼쪽 서울 진영에서 다카하기에게 절묘한 침투 패스를 연결했다. 이 볼을 받은 다카하기가 페널티지역 왼쪽까지 파고들어 박주영에게 어시스트해 골로 연결됐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아드리아노의 쐐기골에 날카로운 패스로 도움을 기록했다. 주세종이 끝까지 집중력을 살린 결과였다.
주세종은 서울 입단이 꿈이었고 올해 그 꿈을 실현했다. 2014년부터 부산의 핵심 미드필더가 됐지만 부산이 챌린지(2부리그)로 강등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아직도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다. 빨리 팀에 적응하려 노력 중이다"라고 웃었다. 팀에서 보여주는 경기력만 본다면 엄살을 떠는 발언이었지만 주세종은 만족을 몰랐다.
자신감은 계속 커지고 있다. 그는 "전방으로 볼을 연결하면 관리를 잘 해주는 공격진이 있어 안심된다. 부산은 수비하다 역습을 하는 스타일이라 긴 패스가 많았지만 서울은 달라서 짧은 패스도 자신 있게 한다"라고 말했다.
마음도 한결 편해졌다고 한다. 그는 "공격포인트를 많이 올리지 못해도 다른 선수들이 있어서 괜찮다. 서울에는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 선수가 정말 많다"라며 자기 역할에 충실해야 생존하기 때문에 과욕을 부리지 않고 주어진 플레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진호가 이르면 4월 말이나 5월에 상주 상무에 입대할 수 있어 주세종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 그래도 그는 "(신)진호 형이 없어도 그 자리를 메울 수 있는 자원이 있다"라며 걱정을 하지 않았다.
국가대표도 오가고 챔피언스리그를 경험하면서 자신이 아직 많이 부족한 선수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주세종은 "조금 더 열심히 해야 한다. 경기 도중에 템포를 올려주는 등 그런 역할을 좀 더 해줘야 한다.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해 뛰면서 절대 조바심을 내지 않겠다. 내가 빠져도 누군가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서서히 자기 능력을 키우는 일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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