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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김대우, '라팍'에서 만난 반가운 두 셋업


각각 복귀·데뷔전…효과적 계투로 팀 허리 '새 바람'

[김형태기자] 합계 28안타가 나온 치열한 타격전 속에서 돋보인 두 투수가 있다. 두 팀 합쳐 모두 10명의 투수가 나선 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선 반갑고 새로운 얼굴의 투수 둘이 유독 눈에 띄었다. 1년만에 친정팀에 합류한 두산의 오른손 베테랑 정재훈(36)과 최근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에서 이적한 삼성의 김대우였다. 이들은 난전 속에서도 각각 중간계투로 등판, 위기 상황을 절묘하게 넘어가며 두산과 삼성 허리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었다.

◆'여전한 관록' 정재훈

우선 정재훈은 두산 선발 유희관이 5.1이닝 12피안타 5실점으로 강판되자 6회말 1사 2루 상황에서 등판했다. 4-5로 뒤진 상황. 안타 하나만 내주면 쫓아가기 더욱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정재훈의 노련미는 빛났다. 2루주자 구자욱에게 3루 도루를 허용해 몰린 상황에서 박해민과 8구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삼진으로 한숨을 돌렸다. 후속 발디리스를 상대로도 정재훈은 호흡을 길게 가져간 뒤 볼카운트 2-2에서 역시 8구째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의 트레이드마크 격인 명품 포크가 위기에서 반짝 빛났다.

급한 불을 끈 정재훈은 7회에도 등판해 최형우, 이승엽, 박한이로 이어지는 강타선을 삼자범퇴로 요리하고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비록 두산이 8회말 삼성의 활화산 같은 집중타를 이기지 못하고 6-10으로 패했지만 정재훈의 투구는 패배 속에서 건진 적잖은 위안이었다.

지난 2014년 시즌 뒤 FA 장원준의 보상선수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정재훈은 1년만에 2차드래프트로 친정팀에 복귀했다. 30대 중반을 넘긴 나이여서 예전의 구위는 약화된 상태이지만 위기상황을 풀어가는 노련미와 배짱, 그리고 필살기인 포크의 위력은 여전하다. 무엇보다 투수진의 최고참으로 선수들을 다독일줄 안다는 점에서 코칭스태프의 돈독한 신뢰를 얻고 있다. 정재훈은 두산 복귀 후 "2군에서 풀시즌만 안 보냈으면 좋겠다"며 엄살(?)을 부렸지만 이날 모습으로는 향후 팀의 중심 중간계투로서 요긴한 활약이 기대될 정도였다.

◆'신형 잠수함' 김대우

김대우는 새 소속팀에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달 22일 베테랑 1루수 채태인과 맞트레이드로 삼성에 합류한 김대우는 이적 11일 만에 새 홈팬들 앞에서 자신의 투구를 선보였다. 4-4로 승부를 알 수 없던 6회초 2사 1루 상황서 등판한 그는 1.2이닝 동안 안타 1개만 내주고 무실점, 합격점을 받았다.

김대우의 안정적인 계투가 밑바탕이 되면서 경기 후반 주도권을 잡은 삼성은 '8회 대반격'을 통해 새 홈구장 첫 승을 일궈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이 "심창민과 함께 김대우가 잘 던졌다"고 특별히 언급할 만큼 징검다리 역할을 충실하게 해냈다.

오른손 언더핸드 김대우는 정통파 투수가 즐비한 삼성 마운드에서 남다른 역할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그의 앞뒤로 힘있는 투수들이 타자들을 윽박지르면 그는 전혀 다른 궤적의 브레이킹볼로 상대 타선의 타이밍을 흐트러뜨리는 역할이다. 이날도 김대우는 좌완 박근홍과 우완 장필준 사이에서 팀의 3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두 정통파 투수들 사이에서 두산 타자들의 예봉을 무디게 하는데 성공했다.

류 감독은 김대우 트레이드 당시 "불펜에 공백이 생겼는데, 김대우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팀에 신용운, 권오준, 심창민 등 사이드암이 많다. 김대우는 젊으면서 언더핸드투수다. 활용도가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제 한 차례 등판했을 뿐이지만 김대우는 첫 실전무대에서 류 감독의 기대에 한껏 부응했다.

조이뉴스24 대구=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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