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오랜만에 사직구장에서 선발 등판이라 설레는 마음도 있어요." 롯데 자이언츠 투수 고원준이 2년 만에 선발 복귀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고원준은 오는 6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SK 와이번스와 홈경기에 올 시즌 첫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고원준은 당초 롯데의 홈 개막전인 5일 SK전에 마운드에 오를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조원우 롯데 감독은 박세웅을 이날 먼저 선발 기용하기로 결정했다.
고원준이 시범경기 기록상으로는 박세웅보다 앞선다. 조 감독은 기록을 떠나 박세웅의 구위가 좀 더 낫다는 판단을 내리고 홈 개막전 선발의 중책을 맡겼다.
고원준은 시범경기 3경기에 등판해 11이닝을 던지며 1패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했다. 박세웅은 고원준과 마찬가지로 3경기 11이닝을 소화했는데 2패에 평균자책점은 6.55로 더 높았다.
고원준은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마음대로 공을 뿌리지 못했다"고 시범경기에서 자신의 투구내용을 되돌아봤다.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제구다. 고원준은 "타자와 승부에서 볼넷을 허용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고원준은 시범경기에서 볼넷을 단 한 개만 내줬다. 반면 박세웅은 시범경기 3경기에서 삼진 12개를 잡긴 했지만 볼넷도 6개를 내줬다.
고원준은 올 시즌 자신이 맡은 역할을 잘 알고 있다. 그는 박세웅과 함께 4, 5선발 자리를 지켜야 한다. 둘이 흔들린다면 중간계투진에도 과부화가 걸릴 가능성이 크다. 이 부분은 롯데가 지난 시즌 '가을야구'에 나서지 못한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고원준은 시범경기에서 130km대 후반에 머물던 구속을 140km대 초반까지 끌어 올렸다. 그러나 볼 스피드에는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다. 그는 "시즌 중반 정도가 되면 140km대 중반까지는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구속보다는 제구가 더 중요하다"고 다시 한 번 목소리에 힘을 줬다.
고원준은 프로 데뷔 시즌이던 지난 2010년 넥센 히어로즈 소속으로 인상깊은 활약을 보여줬다. 마운드에서 신인 답지않게 배짱 넘치는 공을 던졌다. 구속도 140km대 후반까지 나왔다. 많은 기대 속에 롯데로 팀을 옮겼다. 그는 이적 첫 해인 2011년 36경기에 등판해 9승 7패 2세이브를 올리며 기대를 한층 높였다. 그런데 이후 성장세가 주춤했다.
부침을 겪었기 때문에 상무(국군채육부대) 전역 후 롯데로 돌아와 다시 시작하는 올 시즌이 고원준에게는 중요하다. 그는 구속을 버리는 대신 제구에 초점을 맞추는 변화를 줬다. 그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올 시즌 첫 선발등판인 6일 SK전이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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