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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한 안팎 사정, 이겨내는 건 윤성환의 몫이다


논란속 6일 복귀전…어려운 팀 현실 속 통산 100승 도전까지

[김형태기자] 지난해 10월2일 대구구장. kt 위즈 타선과 맞선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는 7이닝 4피안타 9탈삼진 2실점(1자책) 호투를 펼쳤다. 승리투수 자격이 충분했지만 행운의 여신은 그를 외면했다. 4-2로 앞선 9회초 등판한 임창용(40, KIA)이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면서 앞선 선발투수의 승리를 날려버렸기 때문이다. 그는 통산 99승에 머물렀다.

그는 이후 이후 팬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포스트시즌이 한창이던 10월 해외원정도박 혐의가 불거지면서 당국의 수사대상에 이름이 올랐다. 어느덧 해가 바뀌고 봄이 다가왔지만 경찰의 수사내용은 진전이 없었다. 핵심증인이 사라지면서 수사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더 기다릴 수 없었던 삼성은 결국 시즌 3번째 경기에 이 선발투수를 내세우기로 결정했다.

윤성환(35)이 6일 KBO리그 마운드에 다시 오른다. 공교롭게도 상대는 그가 지난해 마지막으로 상대한 kt다. 장소만 수원으로 바뀌었다. 무려 187일만의 복귀전이 100승 재도전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여러모로 압박감이 극심한 등판이다. 여론의 싸늘한 시선을 온몸으로 감내해야 한다. 그는 지난 3일 대구에서 "팬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앞으로 야구에만 전념하겠다"고 복귀의 변을 내놓았지만 여론은 여전히 들끓고 있다. "의혹이 있는데, 왜 확실하게 해명을 하지 못하느냐. 사과라도 해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무척 높다.

류중일 감독도 이 점을 우려하고 있다. 그는 "환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야유하는 사람도 꽤 있을 것이다. 힘든 일이 많을 것"이라며 "(안지만을 포함해) 결국 본인들이 극복해야 한다. 어떻게 하겠느냐"며 답답한 속마음을 토로했다.

긴장과 초조 속에서 나서는 쉽지 않은 등판이지만 삼성 측이 믿는 부분도 있다. 마운드에만 서면 마인드컨트롤이 워낙 뛰어난 윤성환이다. 프로 10시즌 동안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어서 중압감을 이겨낼줄 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전 등판 감각도 큰 문제는 아니라는 반응이다. 류 감독은 "시범경기에는 나서지 못했지만 2군 및 대학팀들을 상대로 꾸준히 공을 던졌다"며 "워낙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어서 그런 부분에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미 마무리로 내정된 안지만(33) 또한 복귀전을 아직 치르지 못했다. 경기 상황에 따라서는 이날 윤성환이 나선 경기를 안지만이 끝내는 그림도 나올 수 있다. 의혹을 받는 선수 두 명이 한 경기에서 동시에 등판한다면 한동안 여론이 시끄러워지겠지만 현재 삼성은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다. 1승이 무엇보다 간절한 상황이다. 지난 1∼2일 두산 베어스와의 대구 개막 2연전에서 1승1패를 기록한 삼성은 전날 열린 수원 kt전을 3-8로 맥없이 내줬다. 이제 3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1승2패로 초반 발걸음이 무거운 편이다. 무엇보다 차우찬·웹스터·벨레스터 등 선발투수 3명이 내리 부진한 게 가장 크게 걸리는 부분이다. 윤성환이 더욱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속죄투라고까지 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여러모로 절박한 팀과 개인의 상황을 헤쳐나가야 하는 건 결국 자신의 몫이다. 개인 통산 99승에서 벗어나 세자릿수 승리를 품에 안는 것도 윤성환 본인에게 달린 일이다. 윤성환의 6일 등판은 여러모로 이날 KBO리그 최고의 화제가 될 전망이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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