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위기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는 골로 말했다. 공격수인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역할이었다.
호날두는 13일 오전(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볼프스부르크(독일)를 3-0으로 꺾는 데 앞장섰다. 1차전에서 0-2로 패했던 레알은 1, 2차전 합계 3-2로 역전에 성공하며 4강에 진출했다.
경기 전까지 모든 조건은 레알에 불리했다. 1차전 원정에서 혹독한 독일 징크스를 겪으며 0-2로 졌다. 호날두는 슈팅을 난사했지만 빗나가기 일쑤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레알이 앞선다는 평가는 어디까지나 평가일 뿐이었다.
2차전에서 볼프스부르크가 한 골을 넣으면 원정 다득점 원칙이 있기 때문에 레알은 네 골을 넣고 이겨야 할 상황이었다. BBC라인(가레스 베일-카림 벤제마-호날두)의 활약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었다.
결국은 선제골이 관건이었다. 얼마나 빨리 뽑아내느냐가 중요했는데 역시 그 중심에는 호날두가 있었다. 전반 15분 다니 카르바할이 오른쪽 측면에서 낮게 가로지르기를 했고 호날두가 수비 사이로 파고 들어가 골을 터뜨렸다. 지네딘 지단 감독은 카르바할의 투입으로 호날두 활용 극대화를 노렸는데 첫 시도가 성공했다.
몰아치기 능력이 뛰어난 호날두는 17분 코너킥 상황에서 머리로 골망을 흔들며 두번째 골을 넣었다. 상대 수비가 위치를 잡기 전에 먼저 뛰어들어 강력한 점프로 골을 넣었다. 방향을 살짝 바꾸는 능력도 일품이었다.
후반 31분에는 자신의 장기인 프리킥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하는 세번째 골을 터뜨렸다. 수비벽을 살짝 넘어 상대 골키퍼가 건드릴 수 없는 공간으로 날아가 골이 됐다. 승부처에 강한 면모를 호날두가 제대로 보여준 셈이다.
호날두는 조별리그 6경기에서 자신이 갖고 있던 챔피언스리그 통산 최다골(9골) 기록을 스스로 경신하며 11골을 넣었다. 이날 해트트릭으로 챔피언스리그 16골이 된 그는 득점왕을 향해 가속도를 붙였다.
역대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결선 토너먼트 과정에서 1차전 0-2 패배를 한 팀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한 경우는 두 차례밖에 없었다. 호날두를 앞세운 레알이 다시 흔치 않은 일을 해낸 것이다. 호날두는 위기에 강한 남자임을 증명하며 이 시대 최고의 해결사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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