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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롯데 '33안타 23득점' 연장승부가 남긴 과제와 볼거리


투수 교체 타이밍·수비 집중력서 울상…홈 출동 합의판정 첫 사례 나와

[류한준기자] 반전에 반전이 거듭됐다.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만난 12일 잠실경기는 올 시즌 개막 후 6번째 연장 승부가 펼쳐졌다.

롯데가 강민호의 투런포를 포함해 16안타를, LG는 17안타를 기록했다. 두 팀 합쳐 33안타가 나온 화끈한 타격전이 펼쳐졌다. 그러다 보니 마운드는 당연히 난리가 났다. 롯데는 8명의 투수가, LG는 6명의 투수가 각각 등판했고 볼넷도 13개가 나왔다.

경기 시간만 5시간이 훌쩍 넘은 긴 승부의 마침표는 연장 10회말 LG 정주현이 찍었다. 올 시즌 첫 번째이자 통산 52호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쳤다. 롯데는 선발투수 자원을 제외한 가용 엔트리를 모두 소진해 내야수 손용석이 9회와 10회 포수 마스크를 쓰고 출전하기도 했다.

◆수비 집중력 '아쉽네, 아쉬워'

팬들에게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였지만 그만큼 양상문 LG 감독과 조원우 롯데 감독 등 사령탑과 선수들에게는 피곤한 하루가 됐다.

볼거리와 화제거리가 쏟아진 장시간 승부는 승리한 LG나 패배한 롯데에게 과제를 남겼다. LG는 비교적 쉽게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지만 선발투수 헨리 소사가 마운드를 내려간 7회초 8-4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거짓말처럼 동점을 내줬다.

7회말 3점을 뽑아 재역전에 성공한 뒤인 9회초에도 역시 비슷한 상황이 나오며 동점 추격을 당했다. LG는 4점차와 3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해 연장 승부를 벌여야 했다. 양상문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투수 교체 등 전반적인 운영을 잘못한 경기"라고 자책했다. 그는 "야구가 정말 어렵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고 했다.

이긴 LG도 롯데만큼은 아니지만 분명히 데미지가 있었다. 상처가 많이 남은 승리인 셈이다.

롯데는 6회말 수비에서 5점이나 내줬는데 대량실점을 하지 않을 수 있었다. 4-4로 맞서고 있던 2사 주자 만루 상황, 타석에 나온 채은성이 유격수 쪽 깊은 타구를 날렸다. 롯데 유격수 문규현이 공을 잡았지만 타자 주자는 이미 1루에 거의 도착했다.

내야안타가 되면서 3루 주자 정주현이 홈을 밟아 LG가 5-4로 역전했는데 바로 다음 상황이 묘했다. 2루 주자 이병규(7번)가 3루 베이스를 지나친 것. 오버런이 됐고 이를 본 문규현은 지체없이 3루수 황재균에게 송구했다. 그런데 황재균이 공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포구만 됐다면 이닝이 종료되는 상황이라 황재균의 수비는 롯데 입장에선 아쉬웠다.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았지만 마운드에 있던 투수 김성배에게는 힘이 빠지는 장면이 됐다. 다시 만루 상황이 계속된 가운데 김성배는 후속타자 이천웅에게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맞았다.

LG도 7회초 수비에서 비슷한 실수가 나왔다. 좌익수 채은성이 시도한 무리한 송구가 포수 뒤로 빠졌다. 실책으로 기록됐고 안타를 친 타자 주자 김문호는 한 베이스를 더 가 2루에 안착했다. 후속타자 손아섭과 최준석의 연속안타가 이어지며 롯데는 4-8로 끌려가던 경기를 8-8 동점으로 만들었다.

◆조원우 롯데 감독 그라운드로 나온 이유

롯데는 8-11로 뒤지던 경기를 막판 다시 한 번 따라 잡았다. 9회초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점수를 내며 맹추격을 했다.

잠실구장을 찾은 롯데팬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즐거운 시간을 선사했다. 와중에 조원우 감독이 그라운드에 나와 판정에 항의를 하는 상황이 있었다.

홈 충돌 규정과 관련된 것이었다. 9회초 1사 1, 2루에서 황재균이 유격수 쪽으로 깊은 타구를 쳤다. 내야안타가 됐는데 이 틈을 타 2루주자 손아섭이 3루를 돌아 홈을 노렸다. LG 유격수 오지환이 홈으로 송구했고 손아섭과 LG 포수 정상호가 정면으로 부딪혔다. 심판은 태그아웃을 선언했는데 롯데 벤치에서는 합의판정 요청을 했다. 홈 충돌과 관련한 합의판정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 '홈 충돌 방지 규정'을 도입했다. 선수 부상을 막기 위함이다. 주자는 홈으로 들어올 때 포수와 충돌을 목적으로 슬라이딩 또는 주루 플레이를 할 수 없다. 반대로 포수도 주자를 막기 위해 홈플레이트 블로킹을 할 수 없다.

롯데로서는 충분히 합의판정 요청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손아섭은 홈베이스를 지키던 정상호와 부딪혀 머리 앞쪽에 상처가 났다. 그러나 최초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그러자 조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와 다시 한 번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한 것이다. 홈 충돌과 관련한 심판 합의판정은 올 시즌 처음 나왔다.

조이뉴스24 잠실=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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