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4년만의 승리를 거두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KIA 타이거즈 한기주(29)가 올 시즌 목표로 꾸준함을 꼽았다.
한기주는 지난 1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5-6으로 뒤지던 4회말 등판해 3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KIA가 역전에 성공하며 7-6으로 승리, 한기주에게 승리투수가 주어졌다.
지난 2012년 4월1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 이후 4년만에 맛보는 승리. 날짜로 계산하면 무려 1천462일만이었다. 부상으로 오랜 기간 재활에만 매달렸던 한기주로서는 감격적인 승리였다.
하루가 지난 13일 SK행복드림구장. 한기주는 수줍은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자신의 승리에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또한 "야수들과 뒤에 나온 투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을 가장 먼저 전했다.
한 가지 아쉬움도 있었다. 함께 힘겨운 재활을 견디며 어려운 시간을 보냈던 곽정철(30)에 대한 것. 곽정철 역시 오랜 재활을 거쳐 올 시즌 1군 마운드에 복귀, 세이브까지 거뒀으나 손가락 혈행장애가 발생해 지난 10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한기주는 "어제 (곽)정철이 형한테 문자를 받긴 했다. 같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라며 "첫 승을 축하한다고 문자가 왔길래 빨리 오라고 답장했다"고 말했다. 짧은 문자였지만, 그 안에는 두 선수의 진심이 담겨 있었다.
끝까지 자신의 승리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한기주는 "던지다 보면 승리를 할 수도 있지만, 승리는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중간에 나가서 점수를 안주고 팀이 이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는 이제 없다. 그러나 구속이 빠르지 않아도 타자를 상대하는 법을 배워나가고 있다.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는 한기주다.
한기주는 "부상 전에는 힘 대 힘으로 타자를 잡으려고 했다면, 이제는 땅볼이나 플라이로 맞혀 잡으려 한다"며 "시즌이 끝날 때까지 꾸준히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인천=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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