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젝스키스가 '무한도전'을 통해 16년 만에 뭉쳤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본격 활동을 위해서는 '현실 과제'들이 많다.
젝스키스의 앨범 제작이 수면 위로 올랐다. 젝스키스는 H.O.T와 더불어 당시 황금기를 구현했던 보이그룹. 지난 1997년 '학원별곡'으로 데뷔한 뒤 2000년 해체하기까지 국내 최고의 아이돌이었다. 수차례 재결합설이 불거졌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완전체 무대는 빛이 바래는 듯 했다. 그러나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젝스키스를 소환하는데 성공했고, 오랜 기다림을 끝내 기적으로 만들었다.
지난 23일 방송된 '무한도전'의 '토토가2 젝스키스'는 젝스키스에게 완벽한 복귀 무대를 마련해줬다.
멤버들은 데뷔곡 '학원별곡'부터 히트곡 '컴백', '커플', '기억해줄래' 등 과거의 무대가 담긴 영상을 시청하며 추억에 잠겼다. 곡 선곡을 두고 티격태격하는 모습, 무산된 게릴라콘서트 대신 하나마나 콘서트로 지난 세월을 실감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큰 재미를 안겼다.
국민예능과 1세대 아이돌 젝스키스의 만남, 그 후광 효과는 예상대로 크다. 각각의 이유로 활동을 멈췄던 일부 멤버들이 자연스레 안방 복귀를 했고, 다채로운 캐릭터로 주목 받았다. 추억을 소환하는데 성공했고, 지금의 10, 20대 팬들에게도 젝스키스라는 그룹을 알렸다. 이보다 좋을 수 없었던 복귀 무대였다.
자연스레 젝스키스의 활동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멤버들은 지난 게릴라콘서트 무대에서 "이젠 헤어지지 말고 영원히 함께 해요"라며 제2의 시작을 약속한 상황. 젝스키스의 단독 콘서트와 앨범 제작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젝스키스의 본격 활동을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컴백이 추진된다 하더라도, 멤버들이 각기 다른 소속사에 몸담고 있는 만큼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 멤버 은지원과 김재덕은 각각 현 소속사가 있고, 나머지 멤버들은 개인 매니저와 일하고 있는 상황. 젝스키스의 앨범을 제작하고 활동 방향에 대해 의견을 한데 모으기가 쉽지 않다. 구심점이 될 만한 회사와 멤버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25일 한 매체는 YG엔터테인먼트 관계자와 젝스키스 멤버들이 미팅했다며 앨범 제작 가능성을 보도했다. YG와 젝스키스의 유일한 연결고리는 멤버 이재진으로, 양현석은 이재진의 매제다. 그러나 YG 측은 "논의된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젝스키스 멤버들이 모두 DSP미디어(구 대성기획)를 떠난 상태로 앨범이 제작되고 콘서트를 열려면, 저작권을 보유 중인 원 소속사 DSP미디어와도 일정 부분 협의를 거쳐야 한다.
'무한도전' 후광 효과가 사라진 이후의 행보도 숙제가 될 터. '무한도전'은 젝스키스의 재결성 판을 만들어줬고,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지금의 반응은 온전히 젝스키스만을 향한 것이 아닌, '무한도전'의 힘이 컸음을 부인할 수 없다. 젝스키스의 향후 본격 활동을 위해서는 '무한도전' 후광 없이 멤버들 스스로가 팀을 이끌고 가야 한다.
16년의 공백은 생각보다 길다. 기존의 히트곡을 무대에 올리고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콘서트와 달리 음반제작은 어려운 숙제다. 은지원의 경우는 그 사이 힙합을 토대로 다른 음악색깔을 구축해왔고, 다른 멤버들은 오랫동안 가요계에 멀어져있었다. 트렌드와는 많이 동떨어진 16년 전 음악 색깔을 고수할 수도 없는 일. 음악 색깔을 잡는 것부터 쉽지 않다.
하나의 팀으로 뭉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멤버들의 희생과 노력도 감수해야 할 부분.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고지용을 제외하고 다섯 멤버들, 그리고 회사까지 복잡한 '셈법'이 필요한 셈인데 이해타산이 잘 맞아떨어져야 향후 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젝스키스의 본격 활동을 다시 보고 싶은 '노랑 풍선'들의 바람은 이뤄질까. 지켜볼 일이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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