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 "김은희 작가님, '시그널2' 준비해주시길"(인터뷰)

[권혜림기자] 배우 이제훈이 드라마 '시그널'의 촬영 현장에서 인기를 실감했다고 밝혔다. 함께 호흡했던 선배 배우 김혜수에 대해선 깊은 존경심을 표했다.

27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감독 조성희, 제작 영화사 비단길, 이하 탐정 홍길동)의 개봉을 앞둔 배우 이제훈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탐정 홍길동'은 군 제대 후 이제훈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영화다. 최근 드라마 tvN '시그널'이 뜨거운 호평을 받으며 건재함을 자랑한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스크린 공략에 나선다.

'시그널'에서 이제훈은 미제사건을 파헤치는 경위 박해영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펼쳤다. 김은희 작가의 탄탄한 대본이 바탕이 돼 높은 완성도를 이룬 '시그널'은 안방에 스릴과 긴장감, 공분을 안기며 매회 화제를 일으켰다.

이제훈은 드라마의 남다른 인기를 어떻게 실감할 수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영화 '탐정 홍길동' 작업을 끝내고 '시그널'을 만났을 때, 어찌보면 작품을 택하는 데 있어 신중하고 싶은 면이 있었다"며 "제대 이후, 평생 연기를 하고 싶은 사람의 입장에서 급하고 싶지 않다고, 차근차근 한 스텝 씩 밟아가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드라마에선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조심스러운 면도 있었다"며 "영화와 다르게 시놉시스와 대본을 최대 4부까지만 보고 결정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 있어서 후반에 어떻게 이야기가 진행될지에 대해선 작가를 믿고 갈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새 드라마 출연을 두고 망설였던 이제훈을 붙든 것은 김은희 작가에 대한 신뢰감이었다. 그는 "김은희 작가의 팬이었다"며 "대본을 받고 너무 흥분했다. 이 좋은 작품에 주요 배역인 다른 두 사람을 잘 캐스팅한다면 너무 훌륭한 마스터피스가 나오겠다는 생각을 해 혼자 흥분해 앞서 생각했었다"고 웃으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제훈은 "다시금 '내가 시그널 같은 작품을 드라마로 만날 수 있을까'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감사하다"며 "장르물로는 한국 드라마 역사상 오래 기억될 작품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작품에 제가 나왔다는 것도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많은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시즌2 제작에 대한 질문에는 "하다보니까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분들이 있더라"며 "16부작인데 거기서 귀결되기에 너무 아쉬운 마음이 상당히 컸다. 개인적으로도 작가님이 다음 이야기를 준비하시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답했다.

또한 그는 "결국 이 사회의 부조리, 나쁜 사람들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그들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소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라고 '시그널'의 메시지를 언급한 뒤 "이 세상을 자신의 이기심으로 지배하려는 사람이 남아있으니, 경각심을 갖고 나몰라라 하지 말자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잡아가며 악의 축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깊게 들어가게 되니 다음 이야기 역시 궁금해진다"고 말한 이제훈은 '시그널' 촬영 중 자신을 '박해영 경위'로 부른 시청자들 덕에 작품의 인기를 실감했다고 답을 이어갔다.

그는 "미니 시리즈 작업이 세 번째인데 '시그널'이 다른 드라마보다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느낀 것이, 야외 촬영할 때 사람들이 전부 어떻게 알아봐줬을 때였다"며 "그런데 '이제훈이다'가 아니라 '박해영 경위다'라고들 하셨다. 어린 친구들까지 저를 알아보고 반겨주는 것을 보며 '드라마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으면 이렇게 되는구나' 싶었다"고 알렸다.

함께 호흡한 김혜수에 대해선 "저와 나이 차도 많이 나고 아역부터 시작해 30년 연기 경력을 가진 분이다. 그 오랜 시간 동안 대중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그 위치에서 빛나는 존재로 있는 경우가 거의 없지 않나. 그런 이유로 존경의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고 눈을 반짝이며 답했다.

자기관리에도 철저하고 주변을 향해 따뜻한 시선을 가진 김혜수에게, 이제훈은 남다른 카리스마를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는 "세상에도 관심이 많고, 주변 사람도 그렇게 잘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존경스럽다고 느꼈다"며 "그런 면에서 김혜수, 전도연 선배들과 연기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김혜수 선배를 만나면서 상상을 더 뛰어넘는 아우라와 에너지와 카리스마를 가진 사람이라 느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개인적으로 이야기하면 또 굉장히 소녀같고 감성이 너무 좋은 분인데, 그 부분에 대해서도 감복했다"고 말했다.

'탐정 홍길동'은 겁 없고, 정 없고, 기억 없고, 친구도 없지만 사건 해결은 99%의 성공률을 자랑하는 탐정 홍길동이 20년간 해결하지 못한 단 하나의 사건을 추적하던 중 베일에 싸인 거대 조직 광은회의 충격적 실체를 마주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는 오는 5월4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