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명기자] 돌아온 한화 외국인투수 에스밀 로저스가 기대와 함께 실망도 안겼다.
로저스는 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했다. 부상으로 시즌 합류가 늦어졌던 로저스의 첫 등판이었다.
팀 안팎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마운드에 오른 로저스는 5.1이닝 5실점을 기록하고 물러났다. 5이닝 이상 소화해줄 선발투수 한 명이 가세한 것은 한화에게 분명 반가운 일이었지만, 지난해와 같은 위력적인 구위에 미치지 못하고 많은 실점을 하며 걱정을 안긴 것도 사실이었다.
1회말 첫 이닝은 '과연 로저스'라는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지난해 보여줬던 위력적인 피칭 그대로였다. 이대형 오정복을 연속 삼진으로 솎아냈고 마르테를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간단히 마무리했다.
2회초 한화 타선이 로사리오의 3점포 등으로 4점을 뽑아줘 로저스를 지원했다.
하지만 긴 공백기로 인한 실전 감각 저하는 어쩔 수 없었나 보다. 로저스는 2회말 선두타자 김상현에게 솔로홈런을 맞으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후 투아웃까지는 잘 잡았지만 박기혁에게 안타를 내주고 보크로 2루 진루를 허용했다. 심판의 보크 판정에 얼굴이 굳어진 로저스는 곧바로 김종민에게 적시타를 맞고 2실점째를 했다. 김종민마저 다시 보크로 2루로 보냈으나 후속타를 맞지 않았다.
로저스는 3회말에도 실점을 피하지 못했다. 오정복 김상현 박경수에게 3개의 안타를 맞고 4-3 추격을 허용했다. 실점 후 이어진 2사 1, 3루에서 추가 실점하지 않고 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4회말에는 1사 후 김종민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김연훈을 유격수쪽 병살타 유도해 3명의 타자만 상대하고 이닝을 마쳤다.
로저스는 끝내 리드를 지켜내는 데 실패했다. 5회말 볼넷 두 개를 내주고 위기를 자초한 뒤 2사 1, 2루에서 박경수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고 말았다.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로저스는 1사 후 박기혁에게 우익수 옆으로 빠지는 2루타를 맞고 권혁과 교체돼 물러났다. 권혁이 불을 끄지 못하고 연속안타를 맞았고, 2루수 정근우의 결정적인 실책까지 나오면서 이 이닝에서 한화는 2실점하고 4-6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로저스가 남겨뒀던 주자가 홈인해 그가 책임질 실점도 하나 늘어났다.
5.1이닝 동안 90개의 공을 던져 9피안타(1홈런) 2볼넷에 보크도 2개를 범하며 5실점한 것이 로저스의 시즌 첫 등판 성적. 삼진은 4개를 잡아냈다.
한화 선발진의 현재 사정을 고려하면 5이닝 이상을 책임져준 것만 해도 적잖은 소득이지만 그래도 로저스의 이름값을 감안하면 역시 만족스럽지 못한 복귀전 피칭 내용이었다. 이대로 한화가 동점 내지 역전 추격을 하지 못하면 로저스는 첫 등판에서 패전을 떠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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