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니다운 타격을 해라."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경기 전 인사 차 방문한 LG 트윈스 손주인을 향해 함박웃음을 머금은 채 한마디 했다. 손주인은 잠시 멍한 표정을 짓다가 웃으며 돌아섰다.
삼성과 LG가 맞붙는 12일 잠실구장. 전날 5타수 4안타(2루타 2개) 1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한 손주인이 류 감독 앞을 지나가다 인사를 했다. 류 감독은 반갑게 인사를 받더니 "하나씩만 쳐라, 하나씩만"이라며 "니다운 타격을 해라"고 말했다.
손주인의 데뷔 첫 4안타 경기였다. 상대팀 사령탑이지만 손주인의 스승이라 할 수 있는 류 감독은 편한 농담을 건네며 축하를 대신했다. 손주인도 웃어 넘길 수 있는 농담이었다.
손주인과 류 감독은 삼성에서 사제의 연을 맺었다. 손주인은 광주진흥고를 졸업하고 2002년 삼성에 입단했고, 당시 류 감독은 삼성에서 수비코치를 맡고 있었다. 류 감독은 "내가 수비 훈련 많이 시켰다"며 손주인의 입단 당시를 떠올렸다.
류 감독이 삼성 사령탑에 취임한 이후 2013년, 손주인은 트레이트를 통해 LG로 이적했다. 손주인은 2013년과 2014년 LG의 주전 2루수로 자리를 잡았다.
류 감독은 "감독이 되고도 내야 포지션을 다 소화할 수 있어 잘 활용했다"며 "수비가 좋은 친군데, 방망이가 좀 약했다. 그런데 LG에 와서 주전이 되면서 방망이도 좋아졌다"고 제자의 성장에 흐뭇해 했다.
올 시즌 손주인은 뒤늦게 1군에 합류해 10경기에서 타율 4할4푼4리(30타수 12안타)를 기록 중이다. 과연 이날도 손주인이 맹타를 휘두르며 전 스승을 심란하게 할 수 있을까.
조이뉴스24 잠실=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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