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SK 와이번스는 포수 왕국의 계보를 이어온 팀 중 하나다. 포수 출신 조범현 감독(현 kt 위즈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00년대 초반부터 팀의 안방 전력은 다른 팀의 부러움을 샀다.
현역 선수 시절 KBO리그 최고의 포수로 꼽힌 박경완(현 SK 배터리코치)을 시작으로 이재원, 정상호(현 LG 트윈스)까지 든든한 포수가 늘 안방을 지켰다.
올 시즌 새로운 포수가 기회를 얻으며 얼굴을 알리고 있다. 프로 5년차인 김민식이 주인공이다. SK는 지난 오프시즌 정상호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했기 때문에 이재원의 뒤를 받칠 확실한 백업 포수가 필요했다.
15년차 베테랑 허웅, 2년차 이현석 등이 있지만 지금까지는 김민식이 백업포수 중에선 가장 앞서있는 상황이다. 김민식은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17일~19일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주중 3연전에서 모두 선발 마스크를 썼다.
김민식도 "3경기나 연속 선발 출전할 줄은 몰랐다"고 말할 정도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이재원에게 휴식시간을 줄 시기이기도 했지만 김용희 SK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김민식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박경완 코치는 "우리팀 선수라서 하는 얘기는 아니지만 블로킹 능력 큼은 최고"라고 김민식을 칭찬했다. 김민식은 "마무리훈련과 캠프 때 정말 많이 연습을 했다"고 하면서도 "아직 한참 멀었다"고 자세를 낮췄다.
김민식의 장점으로는 좌타자(우타 좌타)로 타석에 나서는 것 뿐 아니라 빠른 발이 꼽힌다. 출루를 할 경우 한 베이스를 더 갈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췄다. 한 마디로 통통 튄다.
그래도 수비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수비력이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자리 중 하나가 포수이기 때문이다. 그는 "열심히 하다보니 조금씩 자신감이 붙고 있다"고 웃었다.
김민식은 지난 시즌 1군에 데뷔했다. 23경기에 뛰었다. 올 시즌은 벌써 20경기나 소화했다. 출전 기회는 앞으로 점점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박 코치의 조련에 힘입어 공격과 수비를 겸비한 완성형 포수로 성장하고 있다. SK 입장에서도 당연히 이를 바라고 있다.
김용희 감독은 "18일 경기 타석에서 보여준 모습도 인상적"이라고 했다. 김민식은 당시 3회말 첫 타석에서 롯데 선발투수 조쉬 린드블럼과 10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긴 했지만 경기 초반 린드블럼의 투구수를 늘렸다는 데 의미가 컸다.
김민식은 "1군에 처음 왔을 때는 '실수만 하지 말자'는 생각만 했다"며 "조금씩 경기에 뛰고 하니까 적응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금 상황에 대해 만족할 순 없다. 김민식의 말처럼 아직은 가야 할 목표는 멀고 이루고 싶은 것은 손에 잡히지도 않았다. 그는 "캠프 때도 그랬지만 노력하는 일만 남아있다. 많이 배우려 하고 열심히 운동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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