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이 11라운드까지 끝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으로 인해 경기를 연기한 FC서울, 전북 현대와 상대팀 제주 유나이티드, 광주FC만 10경기씩 치렀을 뿐이다.
그래도 모두 한 번씩 만나 자웅을 겨뤘고 실력차를 확인했다. 예상대로 우승후보로 꼽힌 서울과 전북이 승점 22점으로 똑같고 다득점 차이로 1,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의외로 시민구단 성남FC가 끈끈한 팀 컬러를 앞세워 3위에 버티고 있다.
서울과 전북의 순위는 모두 충분히 예상 가능한 부분이었다. 서울은 '아데박'으로 불리는 아드리아노-데얀-박주영이 경기마다 화력을 뽐냈고 신진호-주세종-다카하기 등이 적절한 볼 배급으로 공격력을 높였다. 신진호가 군입대로 이탈한 뒤 흔들리기는 했지만 이석현이 자리를 잘 메웠다.
전북은 시즌 초반 더블스쿼드가 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하는 듯 했지만 이내 안정적으로 틀이 잡혀가고 있다. 특히 김보경이 부상에서 복귀해 뛰면서 안정감이 높아졌다. 수비진도 임종은이 전북이라는 이름값의 압박에서 벗어나면서 좋은 수비를 해줬고 최규백도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성남은 김학범 감독 특유의 지도력이 적절히 발휘되고 있다. 포항 스틸러스에서 계륵과 다름없었던 티아고가 펄펄 날며 9골을 넣어 득점 1위로 올라섰고 황의조, 김두현 등이 여전한 실력을 발휘 중이다. K리그 최강 중앙 수비수 듀오 임채민-윤영선의 호흡도 좋다. 상대팀이 성남에 선제골을 내주면 쉽게 뒤집기 어렵다는 공식을 만들고 있다.
제주는 이근호 영입으로 공격진이 더욱 두꺼워졌다. 조성환 감독이 앞세우는 빠른 템포의 공격 축구에 선수들이 잘 녹아들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 덕분에 상위권에서 버티는 힘이 생겼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공격력을 더 보강하면 제주의 파괴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중위권은 혼전이다. 울산 현대, 상주 상무, 광주, 포항, 수원 삼성, 수원FC 등이 승점 11~15점 사이에서 1점차로 촘촘히 붙어 있다. 한 경기 결과로 순위가 요동치는 상황이다.
울산과 포항은 윤정환, 최진철 두 감독의 지도력에 아직도 물음표가 붙어 있다. 경기마다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시즌이 더 지나봐야 확실한 답이 나올 전망이다. 상주는 공격력은 확실하지만 수비가 부실하다는 점이 아쉽다. 20득점을 했지만 22실점을 하는 불균형을 보였다. 군팀의 한계라 할 수 있다.
수원 삼성은 특별한 전력 보강을 하지 않았던 우려가 그대로 드러났고 올 시즌 승격팀 수원FC는 클래식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 아무리 슈팅을 많이 해도 골을 넣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체험하고 있다. 능력이 있는 조덕제 감독의 지도력이 어떻게 빛나느냐가 앞으로의 관건이다.
11위 전남 드래곤즈, 12위 인천 유나이티드는 부진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전남은 전력이 나쁘지 않지만 응집력이 떨어진다. 노상래 감독이 한때 사퇴 의사를 내비쳤다가 뜻을 접으면서 다시 괜찮아질 것으로 보였지만 확실한 한 방이 없다는 약점이 있다. 인천은 구단이 내홍을 겪으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4무 7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유력한 챌린지 강등 후보임을 알렸다. 빠른 시일 내 첫 승을 거두지 못하면 강등 위험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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