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배우 김민희가 영화 '아가씨'의 작업기를 돌이켰다.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영화제가 열리는 현지를 방문한 소감도 말했다.
26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 제작 모호필름, 용필름)의 개봉을 앞둔 배우 김민희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김민희 분)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하정우 분),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받은 하녀(김태리 분)와 아가씨의 후견인(조진웅 분)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극 중 김민희는 아가씨 히데코 역을 맡아 입체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칸 상영 이후 큰 화제가 됐던 동성애 연기는 물론이고 1, 2, 3부로 나뉘어진 영화의 각 장면들에서 서로 다른 눈빛을 그려내며 놀라움을 안겼다.
이날 인터뷰에서 김민희는 '아가씨'를 통해 처음으로 베드신을 소화한 소감을 알리기도 했다. 그는 이번 영화 작업 중 가장 힘들다고 느낀 장면이 있는지 묻자 김태리와 연기한 동성애 베드신을 언급했다. 김민희는 "영화 찍을 때 모든 신들을 즐길 수 있으면 즐기게 되고 힘들게 생각하면 힘들게 느껴지는 것인데, 가장 어려웠던 신이라기 보다는 베드신은 처음이고 해서 어려웠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감독이 정확한 콘티를 주셨다"며 "그 자체가 영화에 굉장히 필요한 요소였고 원하는 신, 콘티가 정확했다"고 덧붙인 뒤 "새롭게 천부적으로 신들을 만들 필요가 없었다. 감독의 머릿속에 다 있었으니 도움을 받기보다 감독과의 대화가 가장 이 신을 연기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돌이켰다.
베드신 촬영 현장을 떠올리면서는 "스태프들이 다 배려해주셔서 현장에 없었다"며 "원격 조종할 수 있는 카메라를 써서 카메라 감독님은 밖에서 조종하고 계셨다"고 답했다.
'아가씨'는 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상영됐다. 공식 부문 수상에선 고배를 마셨지만 류성희 미술감독이 한국인 최초로 벌칸상을 수상하며 위신을 높였다. 김민희는 칸 방문 소감을 묻는 질문에 "분위기가 다르긴 하지만 (세계의) 영화제들이 같은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세계 각 나라에서 주목한 영화제고 주목받은 작품이니 아무래도 기립 박수 같은 것은 저에게는 생소했다"며 "즐길 수 있었다기보다는 불안하다고 해야 할까, 그랬다. 여러번 가면 즐길 수도 있겠지만, 마음은 기쁜데 (기립 박수에) 그냥 마음을 편하게 두지는 못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칸 상영 직후의 순간 가장 긴장됐다는 김민희는 "영화 보고 나서가 가장 떨렸다. 어떻게 보셨을까 싶고, 다른 생각이 많았을 것 아닌가. 관객으로서 영화를 즐길 수 없던 순간이기 때문"이라며 "지금 생각해보면 좋았던 것 같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그 때는 편한 마음일 것 같다"고 알렸다.
김민희는 칸과 부산을 비슷하게 느꼈다고도 말했다. "기립박수 말고는 다른 영화제와 비슷했던 것 같다"며 "칸이라는 곳도 부산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고, 부산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방문 당시를 떠올렸다.
영화는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돼 상영됐다. 영국 작가 사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했다. 오는 6월1일 국내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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