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16 개막…스페인 3연패냐, 독일-프랑스의 저지냐

[이성필기자] 월드컵 이상의 높은 수준을 자랑하는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가 시작된다. 스페인의 3연속 우승 도전과 이에 맞서는 이탈리아, 잉글랜드, 독일 등 주요 강호의 성적이 큰 관심을 모은다.

유로 2016은 오는 11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프랑스-루마니아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7월 11일까지 한 달간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앙리 들로네(우승컵)를 향한 싸움이 불꽃을 튈 전망이다.

이전 대회와 달리 유로 2016은 본선 참가국 수가 8개국 늘어나 24개팀이 경쟁한다. 4팀씩 6개조로 나눠 조별 예선을 치른다. 각조 1, 2위와 3위 가운데 상위 성적 4팀이 16강에 올라 결선 토너먼트를 통해 왕좌를 가린다.

우승 후보는 역시 '무적함대' 스페인이다. 2008, 2012년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스페인이 얼마나 전력 유지를 해왔는지가 대회 3연패의 관건이다. 선수 면면은 화려하다. 특히 중원은 24팀 중 최강이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세르히오 부스케츠(이상 FC바르셀로나), 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로 대표되는 황금 미드필드진은 스페인 패싱 축구의 핵이다.

스페인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었고 확실한 공격수가 없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델 보스케 감독이 엔트리를 정한 후 계속 지적 받고 있는 것도 확실한 한 방이 없는 공격수들을 뽑았다는 점 때문이다. 조별리그에서 체코, 크로아티아, 터키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을 만난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메이저 대회 4강 단골 손님 독일은 스페인의 연속 우승을 저지할 강력한 대항마다. 아무리 전력이 나빠도 최소 8강 이상은 기본으로 갔던 독일은 브라질월드컵 우승의 기세를 그대로 몰고 간다는 계획이다.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부터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아스널). 공격수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까지 모든 포지션에 최강 전력을 구축했다. 1996년 대회 이후 20년 만의 우승을 반드시 해낸다는 각오다.

홈 이점이 있는 프랑스는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폴 포그바(유벤투스) 등 특급 공격진이 출전을 기다리고 있다.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가 사생활 문제로 빠진 것이 아쉽지만 젊은피의 충원으로 홈에서의 우승을 노린다.

이들 우승후보 3인방에 잉글랜드와 이탈리아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잉글랜드는 제이미 바디(레스터 시티),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프리미어리그 정상권 공격진이 그대로 대표팀에 뽑혔다. 유로 대회에서 유독 약했던 잔혹사를 깨트릴 것인지가 관심사다.

이탈리아는 죽음의 조를 탈출하는 것이 우선적이다. 예선에서는 7승 3무로 빗장수비의 견고함을 과시하며 본선에 직행했지만 공격진이 생각보다 약하다는 것이 고민거리다. 그라지아노 펠레(사우스햄턴) 정도가 명함을 내밀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1위까지 올라갔던 벨기에, 그리고 스웨덴, 아일랜드와 혈투를 벌여야 한다. 벨기에는 '황금세대' 로멜루 루카쿠(에버턴), 크리스티안 벤테케(리버풀), 에당 아자르(첼시), 마루앙 펠라이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번 대회를 자신들의 무대로 만들기 위해 벼르고 있다. 스웨덴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파리 생제르맹)가 마지막 대회를 준비 중이고 아일랜드도 복병이다.

다크호스는 포르투갈, 오스트리아, 폴란드 정도가 꼽힌다. 그러나 포르투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개인기에 기대야 하고 오스트리아는 조직력 외에는 딱히 무기가 없다. 폴란드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가 주목 받는다.

첫 출전한 팀들의 성적도 관심거리다. 웨일즈는 가레스 베일(레알 마드리드)이 어느 정도의 실력을 보여줄지가 흥미롭다. 잉글랜드와의 화끈한 라이벌전부터 잘 치러야 한다. 이 외에 아이슬란드, 알바니아가 강팀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