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전격적으로 중국 슈퍼리그 장쑤 쑤닝행을 선택한 FC서울 최용수 감독. 최 감독의 장쑤행 배경은 역시 큰 돈과 도전 의식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1년 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고, 이번에는 다른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논란도 남겨두고 떠나게 됐다.
21일 서울 구단은 최 감독의 장쑤행 소식을 전했다. 후임 감독으로는 황선홍 전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기로 했다. 감독 재임 기간 서로 라이벌로 겨뤘던 인물들이 서울의 지휘봉을 주고 받는다는 점에서 이채로운 상황이 됐다.
묘한 상황과 맞물렸다. 이달 초 장쑤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좌절의 책임을 물어 페트레스쿠 감독을 경질했다. 이후 장쑤는 협상팀을 만들어 최 감독에게 접근했다. 어떻게든 최 감독을 영입하라는 구단주의 지시였다.
최 감독의 한 측근은 "사실 지난해 장쑤의 제안이 온 뒤에 설마 다시 또 올까 싶었다. 그런데 더 큰 금액을 베팅해서 많이 놀랐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최 감독의 고민이 깊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지난해 7월 2일 장쑤는 최 감독 영입 의사를 밝히며 거액을 베팅했다. 정확한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2년 6개월 계약에 연봉 20억원 등 총액 50억원에 이른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거액이었지만 최 감독은 시즌 중이라 서울과 의리를 지키겠다며 팀 잔류를 선언했고 장쑤행은 없던 일이 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금액이 더 커졌다. 가전 판매상인 쑤닝 그룹이 구단을 인수하면서 축구계의 큰 손이 됐다. 이 측근은 "장쑤의 구애는 집요했다. 최 감독도 고민을 거듭하다 구단에 알렸다. 연봉만 30억원 이상이었다. 선택을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라고 얘기했다.
서울 이재하 단장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이 단장은 "이번달 초 상황을 알게 됐고 장쑤에서 최 감독이 K리그에서 이뤄낸 업적에 대해 인정을 해줬다는 점을 고려했다. 대안을 찾아야 했고 황선홍 감독이 가장 적합했다"라고 감독 교체 과정을 전했다.
무엇보다 허창수 FC서울 구단주가 최 감독에게 온 장쑤의 제안을 수락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허 구단주의 축구 사랑은 잘 알려져 있다. 최 감독의 도전을 흔쾌히 수락했고 장쑤행이 전격 성사됐다.
지난해 제의를 한 번 고사했다가 다시 중국 무대에 도전하게 됐지만 의문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올해 역시 서울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정규리그, 챔피언스리그, FA컵 모두 우승 가능성을 이어가며 한 창 시즌을 치르는 중이다. 최 감독은 지난해는 '의리'를 선택했지만 올해는 '도전'을 선언했다. 1년 사이 상황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선택은 바뀌었기 때문에 논리상으로는 잘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이에 대한 팬들의 서운함은 최 감독이 감수를 해야 되는 것이다.
최 감독의 측근은 "최 감독은 자신의 가치를 인정 받았다는 부분에 고무됐다. 정말 큰 금액 아닌가. 중국 구단들의 씀씀이를 우리가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라며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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