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봉중근(36)이 '좌완 가뭄'을 겪고 있는 팀 마운드에 단비같은 존재로 떠오르고 있다.
봉중근은 지난 21일 인천 SK전에서 선발 류제국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1.1이닝을 1실점(비자책)으로 막고 팀의 9-5 승리를 이끌었다. 구원승으로 승리투수가 된 봉중근은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LG 마운드의 수호신 역할을 맡았던 봉중근은 지난해 8월, 전격적으로 선발 전업을 선언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누구보다 열심히 스프링캠프를 소화하며 5선발 요원으로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캠프 막바지 허벅지 부상을 입었고, 개막전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군에서 컨디션을 조절하다 5월1일 처음 1군으로 올라와 kt를 상대로 선발 마운드에 올랐고, 3이닝 2실점을 기록한 뒤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이후 2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던 봉중근은 지난 15일 다시 1군에 등록됐다. 돌아온 봉중근에게는 선발이 아닌 중간계투라는 보직이 주어졌다. 양상문 감독은 "봉중근을 불펜에서 롱맨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군 복귀 후 무자책점 행진이다. 16일 NC전 0.2이닝, 19일 KIA전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그리고 첫 승을 따낸 21일 SK전에서 1.1이닝 동안 1실점했지만 수비 실책에 의한 점수로 자책점은 아니었다.
돌아온 봉중근의 활약이 반가운 이유는 올 시즌 LG 불펜이 좌완들의 부진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LG가 중용한 좌완 불펜 요원은 윤지웅과 진해수. 그러나 윤지웅은 7.52, 진해수는 7.7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윤지웅은 아예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또 한 명의 좌완 최성훈도 11.70의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2군으로 내려간 지 오래다.
박빙 상황에서 믿고 내보낼 수 있는 불펜 좌완 요원이 없다보니 LG는 어려운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 전체적으로 불펜의 무게감도 예년에 비해 크게 가벼워졌다. 거꾸로 임정우와 이동현, 신승현 등 필승조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졌다.
봉중근은 다양한 장점이 있는 카드다. 양상문 감독의 기대대로 긴 이닝을 소화하는 롱맨 역할을 맡을 수도 있고, 좌타자를 상대하는 스페셜리스트로도 활용 가능하다. 구위가 좀 더 살아난다면 마무리 경험을 살려 필승조에 넣어도 된다.
현재 LG의 1군 엔트리에 좌완 투수는 봉중근과 진해수뿐이다. 아직 진해수가 완전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봉중근의 역할이 중요하다. 마무리라는 화려한 보직을 내려놓은 봉중근이 이제는 마당쇠로 팀에 힘을 보태려 하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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