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웨일스에 대한 평가는 인색했다. 가레스 베일(레알 마드리드)의 원맨 팀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조별리그에서는 베일이 골을 넣으며 경기를 풀어냈다. 그런데 토너먼트로 올라가면서 조직력의 힘이 발휘되고 있다. 처음 유로 대회에 출전한 팀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2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릴의 스타드 피에루 모루아에서 열린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 벨기에와의 8강전에서 웨일스는 또 한 번 이변을 연출했다.
벨기에는 '황금세대'로 불리는 주역들이 대거 출전했다. 에당 아자르(첼시)를 중심으로 케빈 데 브라이너(맨체스터 시티), 로멜루 루카쿠(에버턴), 티보 쿠르투아(첼시), 나잉골란(AS로마) 등 유럽 주요 리그 정상권 팀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는 자원들이 나섰다.
반면 웨일스는 베일과 애런 램지(아스널), 애슐리 윌리엄스(스완지시티) 정도를 제외하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중하위권 팀이나 챔피언십(2부리그) 소속 선수들이었다. 경기 방식도 수비에 집중하다 베일을 앞세우는 역습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웨일스는 벨기에에 용감하게 정면 도전했다. 윌리엄스를 중심으로 탄탄한 수비력을 과시했고 빠른 공격 전개로 3-1 역전승을 거뒀다.
0-1로 지고 있던 전반 30분 윌리엄스는 램지의 오른쪽 측면 가로지르기를 헤딩해 골망을 갈랐다. 이후 루카쿠를 철저하게 봉쇄하며 벨기에의 슈팅 시작 지역을 아크 부근으로 밀어냈다.
미드필드에서는 램지와 조 앨런(리버풀)이 활동량으로 벨기에를 지치게 만들었다. 데 브라이너의 패스가 전방에서 통하지 않자 벨기에는 후반 시작 후 마루앙 펠라이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넣어 높이로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웨일스는 더 영리했다. 조별리그부터 골을 책임졌던 베일이 뒤로 물러나 헌신했다. 이 덕분에 후반 10분 할 롭슨-카누(레딩)가 램지의 도움을 받아 골을 넣을 수 있었다. 벨기에 수비진이 뒤에서 뛰어들어오는 베일에 시선을 뺏겼고 볼을 가졌던 램지는 빠르게 중앙으로 가로지르기를 했다. 롭슨-카누가 이를 놓치지 않고 수비 공간을 깨는 개인기로 역전골을 넣었다.
세 번째 골은 벨기에 수비에 대담하게 도전해 얻어낸 것이었다. 샘 복스(레딩)가 크리스 건터(레딩)의 가로지르기를 헤딩해 골을 넣었다. 벨기에 수비와 피지컬에서 비슷했던 복스는 절묘한 위치 선정으로 골맛을 봤다.
이전 경기와 달리 베일은 조력자로 한 발 물러섰지만, 나머지 자원들이 모두 자신의 역할을 해낸 웨일스는 역사적인 전진을 계속했다. 원맨 팀의 단점을 조직력으로 극복했다. 갈수록 더 무서워지는 웨일스 돌풍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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