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잘 할 거에요. 마무리로서 가장 큰 장점인 한 가지를 갖고 있어요." 롯데 자이언츠 투수 손승락은 전 소속팀 넥센 히어로즈의 후배 김세현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손승락은 지난 시즌까지 넥센의 뒷문을 책임졌다. 그는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넥센에서 롯데로 이적했다. 유니폼은 달라졌으나 손승락의 마무리투수 임무는 변함 없다.
손승락이 떠난 넥센은 당연히 그를 대신할 뒷문지기를 찾았다. 염경엽 감독은 당초 조상우를 가장 먼저 마무리감으로 꼽았다. 그런데 계획이 틀어졌다.
조상우가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팀 전력에서 빠졌다. 난감한 상황이 찾아왔다. 염 감독은 고민 끝에 김세현을 마무리로 낙점했다.
김세현의 원래 보직은 팀내 5선발 또는 롱맨이었다. 염 감독이 그를 손승락과 조상우를 대신할 마무리로 꼽은 데는 이유가 있다. 김세현이 갖고 있는 최대 무기인 강속구 때문이다.
염 감독은 "마무리 투수에는 몇 가지 기준이 있기 미련인데 가장 중요한 건 구속"이라고 강조했다. 강속구를 앞세워 핀치 상황에서 타자와 승부에서 밀리지 말아야 한다. 빠른공은 삼진을 잡아내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손승락이 언급한 김세현의 장점 역시 150km가 넘는 강속구였다. 넥센에서 오랜 기간 같이 생활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김세현의 장점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
김세현 마무리 카드는 걱정을 사기고 했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선발이나 중간계투로 마운드에 올랐을 때 제구가 흔들린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강속구를 갖고 있어도 제구가 안되면 소용이 없다.
특히나 마무리로 나올 경우 볼넷은 치명적인 상황을 부를 수 있다. 그런데 김세현은 우려를 말끔히 털어냈다. 마무리를 맡은 첫 시즌 제구가 안정되면서 순항을 하고 있다.
김세현은 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에서 마무리에 성공, 시즌 20세이브(2승) 고지에 올랐다. KBO리그 구원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김세현은 2위 이현승(두산 베어스, 18세이브)과 격차를 벌렸다.
1일 KIA전에서는 예상치 않은 등판을 했다. 넥센은 8회까지 KIA에게 10-3으로 크게 앞서고 있었다. 그런데 9회초 KIA의 맹추격에 위급한 상황을 맞았다.
세 번째 투수 김정훈과 이어 마운드에 오른 박정준이 흔들리며 4실점해 7-10까지 점수 차가 좁혀졌다. 계속된 1사 1루 상황, 넥센 벤치는 승리를 지켜내기 위해 김세현을 마운드에 투입했다. 실점을 더 한다면 경기 결과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일이었다.
김세현은 벤치 믿음에 걸맞은 투구 내용을 보였다. KIA는 고영우를 대신해 신종길을 대타로 내세웠다. 김세현은 타격 센스가 뛰어난 신종길을 맞아 초구에 1루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1루수 장영석은 타구를 잡은 뒤 2루로 송구해 선행주자를 잡아냈다. 2사 1루가 됐고 경기 종료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한 개. 김세현은 후속타자 김호령도 2루수 앞 땅볼 처리하며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넥센은 10-7로 KIA를 꺾었고 김세현은 급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구원에 성공하며 20세이브째를 달성했다. 경기 종료 후 기념구도 건네 받았다. 늘 그렇듯 손혁 투수코치가 직접 기념구를 챙겨줬다.
조이뉴스24 고척돔=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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