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처음으로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올 시즌 수비축구를 한다는 비난과 효율적인 축구라는 찬사 사이를 오가고 있는 울산 현대 윤정환 감독이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울산은 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전반 10분 정동호의 자책골로 지고 있다가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시간 5분 동안 이재성과 멘디의 연속골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달 29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라이벌전에서 0-4로 대패한 뒤 경기장을 빠져 나가는 과정에서 원정 응원을 온 울산 팬들에게 가로 막혀 사과를 해야 했던 윤정환 감독은 이날 극적 역전승으로 팬들의 분노를 잠재웠다.
물론 좋은 내용의 경기는 아니었다. 90분 내내 수원의 수비에 고전하다 높이를 활용해 페널티지역 안으로 볼을 올려 머리에 맞히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이 승부수가 들어맞아 이재성과 멘디가 모두 측면에서 연결된 가로지르기와 코너킥을 헤딩슛으로 연결해 동점골과 역전골을 넣었다.
경기 후 윤정환 감독은 "결과는 이겼지만 집중력이 떨어져서 힘든 경기를 했다. 마지막에 최선을 다해서 역전승을 했다. 처음으로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사실 윤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지면 분위기가 더 가라앉을까 걱정했다. 그는 "포항전 후 분위기가 떨어졌고 오늘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좋은 기운을 얻었다. 앞으로 선발은 물론 뒤에 있는 선수들도 같이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높이를 앞세운 단순한 전술로 두 골을 얻은 것에 대해서는 "일단 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만회골을 넣어야 했다. (볼이) 상대 문전으로 빨리 가야 했다. 이를 활용하고 싶었는데 주효했다"라고 답했다.
결승골을 넣은 외국인 공격수 멘디에 대해서는 "컨디션이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다만 첫 경기인데도 활발하게 움직였다. 헤딩 경합도 괜찮았는데 앞으로 더 보여줄 것이 있을 것 같다. 본인이 자신감을 얻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울산=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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