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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자들의 여유?…김태형·염경엽, 이색 합동 간담회


서로 농담 나누며 친분 과시…"팀 바꿔 맡으면 재밌을 것"

[김형태기자] "여기에서 같이 하러 왔어."

5일 잠실구장 1루쪽 홈팀 덕아웃. 김태형 두산 감독이 취재진과 한참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슬그머니 합류했다. 보통 홈팀 감독이 간담회를 마치면 원정팀 감독이 취재진과 만나는 게 관례이지만 하루 종일 쏟아진 비로 경기 취소가 유력해지자 기다리다 지친 염 감독이 아예 김 감독 옆자리로 끼어든 것이다. 1살 차이로 남다른 친분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968년생인 염 감독은 1967년생인 김 감독을 사석에선 '형'으로 부른다.

두 감독의 여유가 느껴진 장면이었다. 두산은 5일 현재 5할승률에 무려 30승을 더했다. 유일한 7할대 승률(0.703, 52승22패1무)로 2위 NC 다이노스에 6.5경기차 앞서 있다. 넥센 또한 꾸준히 3위 자리를 유지하며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바라보고 있다.

염 감독은 "내가 두산, 김 감독이 넥센을 맡기로 했다"며 농담을 던지면서 과거 선수 시절 일화 등을 떠올리며 편안하게 농담을 주고 받았다. 염 감독은 "지금 두산 성적이면 뭘 해도 느긋한 상황"이라며 "3연전 중 1승2패만 해도 된다. 스윕만 안 당하면 2위에게 따라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봤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흐뭇한 표정으로 쳐다보면서 "염 감독고 손혁 코치는 다이어트 걱정을 안 해도 되니 얼마나 좋겠어"라며 부러워했다. 평소 식성이 좋은 김 감독은 "다이어트는 내 평생 과제"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 후 그는 "난 (얘기를) 할 만큼 했으니 이제 자리를 비켜드려야겠다"며 홈팀 벤치를 염 감독에게 양보한 뒤 감독실로 들어갔다. 실제로 염 감독은 편안한 자세로 1루 덕아웃에서 최근 야구계 화제거리, 야구단 운영 등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히면서 30분 가량 더 얘기를 나눴다.

보통 원정팀 감독이 홈팀 덕아웃을 찾을 때는 홈팀 감독에게 인사를 하러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감독끼리 경기 전 환담을 주고 받을 때는 감독실에서 간단히 차를 나누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게 일반적이다. 이날도 김 감독과 염 감독은 미리 따로 만나 실컷 수다를 떤 뒤였다.

보통 감독들이 취재진과의 경기 전 인터뷰를 합동으로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무래도 경기에선 적일 수밖에 없고 또 야구기자들과 얘기를 하다보면 상대에게 숨기고 싶은 내부정보도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두 40대 감독은 이런 점을 무시해도 좋을 만큼 각별한 사이였고, 실제로 남다른 친분을 또 한 번 과시한 자리였다.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팬들의 찬사를 한몸에 받는다는 공통점도 있는 이들이다.

취재진 사이에서는 "두 감독이 서로 팀을 바꿔서 맡아보면 재미 있겠다"는 말이 나왔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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