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근기자] 군 제대 후 몇 년간 회사와 사업에 매진하느라 앨범을 내지 못했다. 사업이 워낙 잘 되다 보니 가수가 부업처럼 돼버렸다. 하지만 KCM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둘 다 열심히 하지만 그래도 난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제 자신의 음악을 꾸준히 들려줄 생각이다.
KCM이 처음 회사 생활을 시작하게 된 건 즉흥적인 결정이 아니었다. 군입대 전부터 사업과 관련한 기획을 하고 있던 KCM은 일단 일을 배우기 위해 마침 사업을 하고 있던 삼촌 회사에 들어가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었다. 그리고 군 제대 후 실행에 옮겼다.
"제가 뭘 시작하면 책임감 있게 하고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는 스타일이에요. 또 회사에 들어가서 배우다 보니 재미도 있었어요. 사업을 시작한 건 그 다음이에요. 회사에서 나름 열심히 해서 성과를 만들어내기도 했고, 고맙게도 독립시켜 주셨어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야 하니까 가수 활동은 계속 미뤄졌죠. 그래도 곡 작업도 꾸준히 했고, 1년에 일본에서 한 두 번씩 공연도 했어요."
KCM은 사업이 서서히 안정궤도에 접어들 때부터 정규앨범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최근 발매한 싱글 '오랜나무'는 사실 계획에 없었다. MBC '복면가왕'에 출연하면서 JTBC '슈가맨'까지 활동이 이어졌고 탄력을 받게 됐다. 그래서 싱글로 먼저 팬들에게 인사를 드리기도 했다.
'오랜나무'는 KCM만의 특유의 애절함과 호소력 짙은 가창력이 돋보이는 미디엄 템포의 곡으로 평소 가까운 선후배 사이였던 나비의 감미로운 보컬이 만나 보다 깊은 감정을 전달한다. 싱글에는 솔로 버전과 듀엣 버전이 수록됐다.
"정규 때 나올 곡이었는데 너무 오래 됐으니 한 곡 정도 먼저 내자고 의견이 모아졌어요. 곡을 선별하다가 리드미컬한 곡을 선택하게 됐죠. 사실 이 곡은 후편이에요. 전편이 제작돼 있어요. 가사를 제가 썼어요. 녹음까지 끝난 상황에서 여자가 부르는 파트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바로 나비가 생각났고 부탁을 했죠. 바로 곡을 보내달라고 하더니 곧바로 진행이 됐어요."
'오랜나무'는 KCM이 다시 가수로 활발하게 활동을 하겠다는 신호탄 같은 곡이다. KCM은 늦어도 빠르면 올해 안, 늦어도 내년 봄에는 정규앨범을 발표할 계획이다. 그동안 꾸준히 곡 작업을 해왔고 데이터베이스에 쌓인 곡도 많다. 또 전 세계 곳곳에서 곡을 수집하고 있다.
갈증이 커진 만큼 이번 정규앨범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 그렇다고 부담감이나 욕심이 큰 건 아니다. 단지 장인정신이 담긴 음악을 만들겠다는 일념 하에 앨범 작업을 하고 있다.
"하나가 어느 정도 커갈 수 있는 포지셔닝이 되니까 이제 제가 음악에 더 열정을 쏟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뭔가 쫓기지 않고 음악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해야 하나. 또 욕심을 살짝 놓게 됐어요. 예전엔 어느정도는 어디 부분은 어떻게 해야겠다 식으로 머리로 노래를 하는 부분이 있었다면 이젠 진짜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게 됐어요. 어떻게 보면 이제 더 노래와 무대를 즐길 수 있게 된거죠."
한마디로 깊이와 여유가 생겼다. 트렌디와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 사이에서 조금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결국 자신만의 길을 택한 것도 그런 변화가 밑바탕이 됐다. 뭔가 변화를 시도할 시기일 수 있지만 변화에 에너지를 쏟는 것보다 잘 하는 것에 에너지를 쏟는 걸 택했다. 그렇다고 현재에만 안주할 생각은 없다. 본인이 해서 어색하지 않은 음악, 누가 들어도 어색하지 않은 음악로 스펙트럼을 넓혀갈 계획이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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