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중국 슈퍼리그 장쑤 쑤닝으로 떠난 최용수 전 FC서울 감독은 훈련을 지휘하면 선수들에게 "마!"라는 말을 많이 했다. '임마!"의 줄임말이다. 급하면 선수들을 짧게 불러 지적을 하거나 칭찬하는 것이다.
서울 부임 한 달 가까이 접어든 황선홍 감독은 어떤 말을 많이 쓸까. 28일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황 감독은 자신이 훈련 지휘할 때 자주 쓰는 말에 대해 'OK!(오케이)'와 'BRAVO!(브라보)'로 나눠 설명했다.
오케이와 브라보는 부산 아이파크, 포항 시절에도 즐겨 사용했던 단어다. 황 감독은 "훈련 중 브라보라는 말을 사용하면 아마 좋은 장면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면 된다. OK는 '알았어?'라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아직 선수단과의 융합이 덜 된 황 감독에게는 소통의 단어인 셈이다. 자신의 전술 이해 과정에 필요한 오케이보다는 잘 녹아서 좋은 호흡을 보여주는 브라보가 더 자주 사용되기를 바라는 것이 당연하다. 그는 "엇박자가 나기도 하는데 시간이 없다 보니 경기 위주의 훈련을 했다. 지금은 어느 정도는 파악이 됐다. 잘 하려고 한다"라며 브라보를 좀 더 많이 말하기를 바랐다.
황 감독에게서 브라보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 상황이 만들어지려면 1위 전북 현대(승점 48점)와의 격차를 반드시 좁혀야 한다. 서울은 승점 34점으로 2위지만 전북과 승차가 14점이나 벌어져 있고, 울산 현대에 다득점에서 앞서 있을 뿐이다. 7위 포항(30점)과도 4점 차이에 불과해 오는 31일 맞대결이 정말 중요해졌다.
처음 서울 부임 후 출퇴근 등 모든 것이 어색했던 황 감독에게는 여유 자체가 없었다. 그는 "포항전과 (8월 3일 예정된) 성남FC전이 끝나면 일주일의 여유가 있다. 지쳐 있고 휴식도 있어야 하지만 서로 어려움을 공유하면 적응 기간이 짧아질 수 있다. 경기장과 훈련장 안에서의 안정감이 중요하다. 경기에 나가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훈련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메울 수 있다고 본다"라며 긍정론을 설파했다.
황 감독은 서울부임 후 1승 1무 4패의 성적을 거뒀다. 승부차기로 이긴 FA컵 8강전을 제외하면 결코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이다. 시즌 초반 6연승까지 달렸던 서울이 감독 교체 이후 갑자기 무너지니 일부 팬은 벌써 황 감독의 능력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그는 "충분히 예상했던 부분이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비판적인) 팬들의 모습도 생각했다.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는 확신이 있다. 시기적인 차이인데 나쁜 흐름을 끊고 얼마나 빨리 좋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그라운드에서 활기찬 축구를 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부임 전부터 세웠던 계획도 흔들리지 않는다. 있는 상황에서 최대한 유리하게 팀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 황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전방 압박 등 무엇이 유리한지 생각 중이다. 우리가 가진 카드를 갖고 훈련을 통해 다듬으려고 한다"라고 답했다.
조이뉴스24 구리=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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