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온갖 악재 속에서도 전북 현대가 K리그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전북은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 광주FC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승점 51점으로 압도적인 1위 독주 중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개막 후 22경기 무패'(13승 9무)로 신기록을 써왔던 전북은 이날 승리를 보태며 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또한 전북은 자신들이 세웠던 과거 K리그 최다 연속 무패 기록도 갈아 치웠다. 전북은 2014년 9월 6일~2015년 4월 18일 22경기 무패(17승 5무) 기록을 세웠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역대 최다 연속 무패 기록을 스스로 경신했다.
올 시즌 전북을 공식 대회에서 이긴 팀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장쑤 쑤닝(중국), 빈즈엉(베트남), FA컵 8강전 부천FC 1995(K리그 챌린지)가 전부다. 장쑤와 빈즈엉의 경우 전북이 초반 더블 스쿼드가 정착되지 않아 애를 먹었던 시점에서 당한 패배였고 모두 원정 경기였다. 부천이 국내 팀 중 유일하게 올해 전북을 이겼던 셈이다.
대기록까지는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무엇보다 스카우트의 심판 매수 파문으로 전북을 향한 여론이 좋지 않았다.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는 것이 이상했다. 최강희 감독과 이철근 단장이 사의를 시사하는 등 팀 전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북의 무패 행진은 멈추지 않았다. 누구든 골을 넣을 수 있는 막강 공격진과 미드필드진의 보유가 더 강한 전북을 만들었다. 이동국이 초반 골 퍼레이드를 이끌다 부상 당하자 이종호와 김신욱이 나타났다. 좌우 측면에는 레오나르도와 로페즈라는 걸출한 외국인 공격진이 골에 굶주려 있었다. 고무열, 한교원 등 타 팀에서 주전급으로 뛰던 자원들도 자신을 희생하며 경기에 철저히 보조자 역할을 했다.
중앙 미드필더 이호가 복귀한 뒤 김보경-이재성 두 황금 미드필드진이 전지 배치되면서 상대에는 공포의 대상이 됐다. 이들이 전방으로 찔러주는 패스는 K리그 최정상이다. 골 결정력까지 두루 있다보니 상대 수비가 종잡기 어렵다. 강팀을 상대로 승부사다운 힘을 보여주는 등 승점 싸움에서도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날 광주전에서는 이런 전북의 상황을 알 수 있는 골들이 쏟아졌다. 올해 전북은 광주에 2무를 거두고 있다. 날카로운 공격에 14골을 터뜨린 정조국까지 보유하고 있어 광주는 껄끄러운 상대였다. 전반까지는 광주의 끈끈한 수비와 역습에 막혀 애를 먹었다. 한교원이 경고를 받는 등 침투 능력이 뛰어난 광주의 공격을 막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후반 시작 후 힘을 앞세운 전북의 공격은 광주 수비를 순식간에 무너뜨렸다. 4분 고무열이 페널티지역 안에서 욕심을 부리지 않고 흘린 볼을 이재성이 골지역 정면에서 왼발로 슈팅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고무열 옆에 수비가 있었지만 얼마든지 슈팅해 골을 노릴 수 있는 각이었다. 고무열은 골 욕심 대신 도움으로 희생을 택했다.
16분에는 레오나르도와 로페즈의 합작골이 나왔다. 레오나르도는 후반 15분 고무열을 대신해 나온 뒤 1분 만에 도움을 기록했다. 로페즈에게 정확한 전진 패스를 연결해 골을 도왔다. 25분에는 이재성이 절묘한 패스로 레오나르도에게 볼을 보냈고 이 역시 골로 연결됐다.
최강희 감독은 "선수들이 기록을 의식하지 않고 있다. 올해는 강팀과의 맞대결에서 강하다. 홈 경기를 이기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모든 팀에 이기는 시즌이 되어야 한다"라며 승리만 생각하는 분위기가 무패의 원동력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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