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코트 안 신경전이 온라인으로 번졌다. 미국남자배구팀 소속 레프트인 애런 러셀이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미국은 2016 리우올림픽 남자배구에서 개최국 브라질을 포함해 이탈리아, 프랑스, 캐나다, 멕시코와 함께 예선 A조에 속했다.
A조는 15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혼전 양상이다. 4연승의 이탈리아가 조 1위를 굳게 지키고 있는 가운데 멕시코(4패)를 제외한 4팀이 8강 진출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미국, 브라질, 프랑스, 캐나다가 2승 2패로 동률이다. 세트득실에 따라 프랑스, 캐나다, 브라질 순서로 2~4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들 중 한 팀은 8강 탈락 고배를 마신다.
미국은 지난 12일 브라질과 조별예선 3차전에서 만났다. 미국이 세트스코어 3-1(25-20 25-23 20-25 25-20)로 이겼다. 앞선 두 경기에서 모두 패한 미국은 당시 브라질전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다.
미국은 러셀과 매튜 앤더슨이 제 역할을 했다. 이번 대회에서 주 포지션인 레프트가 아닌 라이트로 뛰고 있는 앤더슨은 24점을 올렸다. 러셀도 19점을 보태며 미국의 조별예선 첫 승에 힘을 보탰다.
그런데 러셀이 경기 도중 취한 행동이 문제가 됐다. 배구경기가 열리고 있는 마르카지뉴 체육관에는 홈팀 브라질을 응원하기 위해 많은 팬이 찾았다.
브라질 관중들의 응원은 열정적이다. 상대팀 선수가 서브를 넣기 전부터 야유를 보내기도 한다. 러셀은 자신이 득점을 올릴 때 뿐만 아니라 미국이 점수를 올릴 때마다 한 손가락을 입에 대는 세리머니를 했다. 열광적인 브라질팬들의 응원에 대해 '조용히 해달라'는 의미다.
미국의 승리로 경기가 끝나자 브라질팬들은 난리가 났다. 러셀의 세리머니에 분개했고 이는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으로 번졌다.
러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 하나인 인스타그램에는 브라질과 경기가 끝난 당일 9천여명이 넘는 이가 다녀갔다.
브라질 팬들은 '러셀은 브라질 관중과 브라질남자배구대표팀을 모욕했다'며 '미국남자배구대표팀과 이번 대회에 참가한 미국선수단에 공식 항의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SNS 해시태크 '#ShutUpRussell'을 통해 항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러셀은 "신경쓰지 않는다"며 "경기 중 브라질 관중의 야유는 조금 심한 건 맞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브라질팬들은 더욱 뿔이 났다.
브라질은 14일 열린 이탈리와 맞대결에서 1-3(25-23 23-25 22-25 15-25)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같은 날 미국은 프랑스를 3-1(25-22 25-22 14-25 25-22)로 이겼다. 다시 한 번 두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16일 열릴 예정인 A조 조별리그 최종전 일정도 미국이 좀 더 유리하다. 한수 아래인 멕시코를 만나기 때문이다. 반면 브라질은 껄끄러운 상대 프랑스와 맞대결한다. 8강 티켓을 두고 세트득실과 점수득실을 따져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이래저래 브라질 남자배구대표팀과 팬들은 심기가 불편하게 됐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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