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2016년 하반기 배우 공유의 활약상은 눈부시다. 지난 7월 선보인 영화 '부산행'은 올해 개봉작 중 최초로 누적 관객수 천만 명을 넘어섰다, 이번엔 김지운 감독, 송강호와 손을 잡은 새 영화 '밀정'으로 관객을 만난다. '부산행'에선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한 KTX에서 딸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버지로, '밀정'에선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몸을 내던지는 투사로 분했다.
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밀정'(감독 김지운, 제작 영화사 그림㈜,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의 개봉을 앞둔 배우 공유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는 1920년대 말, 일제의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숨막히는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린 작품이다. 극 중 공유는 의열단의 핵심 멤버 김우진 역을 연기했다. 조선인 일본 경찰 이정출 역의 배우 송강호와 가까이서 호흡을 나눴다.
'밀정'을 통해 '부산행'에 이어 또 한 번 흥행을 노리는 공유는 새 영화 속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는지 묻는 질문에 손사래를 치며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이 질문에 만족한다는 말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송강호 선배도 인터뷰에서 그렇게 답했듯, 자기 연기에 만족하는 분은 안 계신것 같더라"고 말했다.
"연기를 그만 둘 때쯤 그 말 한 마디 하고 그만둘 수 있다면 좋겠어요.(웃음) '밀정'의 경우 현장에서 조금 어려워했던 부분들에 있어 감독님이 마무리를 잘 해주신 것 같아요. 커버를 잘 해준 것 같다고 속으로 생각했죠. 다른 부분에 비해 제 편집 분량이 적어 말을 함부로 할 수는 없지만 김우진은 제가 생각했던대로, 더 멋있게 만들어주신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
김지운은 충무로를 대표하는 중견 감독이고, 송강호는 말이 필요 없는 한국의 명배우로 꼽힌다. 게다가 두 사람은 '밀정'까지 네 편을 함께 하며 돈독한 호흡을 다져왔다. 이 특급 프로젝트에 함께 하게 된 때를 떠올리며 공유는 "처음엔 단순히 마냥 좋더라"고 웃음과 함께 답했다.
"신나는 일이라 생각했어요. 촬영 직전부터 현실적 부담감이 느껴졌죠. 내가 삐끗하면 이정출 역에게도 영화 전체에도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요. 자칫 잘못하면 밸런스가 깨질 것이라는 현실적 무게감과 책임감이 있었어요. 현장에서 그런 부담을 안고 있으니 쉬운 말로 '용을 썼다'고 할 수 있죠. 이전에 했던 작품들도 비슷하겠지만 가장 현장에서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제 코가 석자라 조금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 실수를 안하려고, 매 상황을 잘 해내려고 몸에 힘이 들어가다보니 NG도 많이 났고요. 대사를 가지고 놀지 못했다는 생각이 더러 있었죠."
전도연과 함께 했던 정통 멜로 영화 '남과 여'로 시작해 좀비물 '부산행', 시대극 '밀정'까지, 올해 공유의 행보는 그야말로 쉴 틈이 없었다. 영화를 찍고 난 뒤 개봉을 앞두고는 프로모션에 뛰어들었고 개봉 후 무대인사에도 힘을 쏟았다. 한 편을 마치고 나면 다음 영화의 같은 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새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을 코앞에 두고 있다. 몸은 고단하지만 팬들에게 다양한 장르,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일 수 있다는 기쁨은 공유의 가슴을 가득 채운 감정이었다.
"'남과 여'의 개봉이 늦춰져 한 해에 그렇게 세 편이 개봉해 더 느끼는 것 같은데, 너무 다른 장르와 캐릭터를 길지 않은 시간에 차례대로 보여줄 수 있어 좋았어요. 그런 적이 없어서 행복해요. 몸은 힘들지만 영화 흥망과 상관 없이 오랫동안 저를 지지해준 팬이 있잖아요. 저에게는 팬이 먼저고, 대중은 그 다음이에요. 그 분들에게 배우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한 것 같은 뿌듯함이 느껴져요. (두 팔을 들고 주먹을 쥐어보이며) '나 '열일'했다'라는 느낌?(웃음)"
공유에게선 오래 전부터 자신을 응원해 온 팬들을 향한 남다른 마음이 느껴졌다. "이제 함께 나이를 먹어간다"며 오랜 팬들을 언급한 그는 "팬들이 기대한 '열일'이라 그들도 기뻐하지만, 애교 섞인 투정들을 한다. 같이 나이를 먹으니 '팬질'하기 힘들다고 웃으며 말하더라"고 답했다.
"바빠서, 많이 봐서 좋은데 무대인사 따라다니는게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옛날엔 젊어서 했는데 이제 힘들다고.(웃음) 무대인사 때 만나면 웃으며 그런 이야기들을 해 줘요. '힘들어서 못해먹겠다'면서도 '소처럼 일하라'고 해주고요. 지금은 온전히 누릴 제 시간이 없고, 저도 사람이니 회사에 투정도 하지만, 지나고 보면 저에게 득인 것 같아요. 만약 드라마를 정해 놓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쉬었다면 너무 도취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요. 이런 기회가 언제 다시 오겠어요. 자주 오는 기회 같지는 않아요.(웃음)"
한편 '밀정'은 오는 7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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