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슈틸리케호의 10월 2연전에 비단길은 없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 말레이시아 세렘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시리아를 맞아 압도적인 경기를 하고도 0-0으로 비겼다. 1승 1무, 승점 4점이 된 슈틸리케호는 당초 목표로 했던 2승 달성을 해내지 못한 채 초반 2연전을 끝냈다.
부담감은 커졌다. 이란이 중국 원정에서 0-0으로 비기며 1승 1무(승점 4점)로 한국과 동률이 됐지만 골득실(이란 +2, 한국 +1)에서 앞선다. 무엇보다 이란은 두 경기 연속 무실점을 했다. 향후 경우에 따라 골득실로 순위를 가린다면 중국에 2실점이나 했던 한국에는 불리한 요소다.
더 큰 고민은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이란에 아깝게 밀렸던 우즈베키스탄이 2연승(6점, +2)을 달리며 조 1위로 나섰다는 점이다. 우즈베키스탄은 카타르 원정 2차전에서 후반 41분 알렉산데르 게인리히(오다바시)의 가로지르기를 예고르 크리메츠(베이징 궈안)가 헤딩슛해 결승골을 터뜨리며 1-0으로 이겼다.
조 3위로 밀린 한국은 10월 6일 카타르 홈 경기와 11일 이란 원정 경기를 반드시 잡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사실상 초반 구도가 우즈벡, 이란과 1, 2위 경쟁으로 가닥이 잡힌 상황이라는 점에서 한국은 이겨야 할 팀은 꼭 이기고 넘어가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3차전에서는 우즈벡-이란이 맞대결을 벌인다. 어느 팀이든 승점을 얻게 되기 때문에 한국은 홈 카타르전은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한다. 카타르는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패싱 플레이를 하며 이란과 우즈벡을 부담스럽게 만드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한국 입장에서는 이른 시간 골을 넣는 것이 절대 과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시리아전과 마찬가지로 침대축구를 보게 될 확률이 커진다. 카타르가 침대 축구의 원조 격이기 때문이다. 2022 월드컵 유치국이라는 체면까지 생각하면 3연패를 막기 위해 한국과 원정경기는 철저한 수비 위주 전술로 나서 승점 1점이라도 확보하려 툭하면 그라운드에 드러누울 가능성이 있다.
이란 원정 4차전은 사실상 초반 구도의 분수령과 같다.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는 한국대표팀이 1974년 이후 42년 동안 2무 4패로 한 번도 이긴 경험이 없다. 이란은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더욱 끈끈한 팀 컬러를 구축하는 등 피지컬을 앞세운 실리 축구로 상대팀을 갑갑하게 만들고 있다.
이란대표팀의 정신적인 지주였던 자바드 네쿠남이 은퇴했지만, 신성 사르다르 아즈문(FK로스토프)이 날을 갈고 있고 레자 구찬네자드(헤렌벤), 안드라닉 테이무리안(마신 사지), 마수드 쇼자에이(파니오니오스) 등 팀의 중심이 건재하다.
무엇보다 이란은 심리전에 능하다. 최근 두 번의 이란 원정에서 한국은 상대 시비에 걸리지 않은 적이 없다. 벤치에서도 한국을 자극하는 등 조급함을 유도한다. 지난 1일 카타르전에서도 후반 추가시간 구찬네자드의 골이 터지자 스태프들이 카타르 진영으로 뛰어들어 뒤섞이는 등 대놓고 상대를 무시했다. 이 과정에서 네쿠남 코치가 퇴장당하기도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2014년 11월 테헤란 원정 경험이 있다. 카타르와 홈 경기를 마치고 바로 고지대인 테헤란으로 이동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크다. 이란은 지난해 9월 괌과의 2차 예선 6-0 승리를 시작으로 카타르전까지 최근 7경기 6승 1무다. 최근 4경기는 무실점이다. 홈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란은 쉽게 무너트리기 어려운 상대다. 과담한 도전만이 슈틸리케호가 나아갈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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