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상사', 진범은 지드래곤·진실 밝힌 유재석(feat 정형돈)

[이미영기자] '2016 무한상사'의 의문스러운 죽음의 키는 권지용(지드래곤)이었다. 자신의 뺑소니와 비자금을 가리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고, 유재석과 정준하 등이 이를 밝혀냈다. '무한상사'는 정의를 이야기했고, 오늘을 살아가는 평범한 '미생' 회사원들을 응원했다.

10일 오후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무한상사 2016-위기의 회사원' 2편이 방송됐다.

1편에서는 '무한상사' 직원들인 전대리(전석호 분)와 손부장(손종학 분), 김과장(김희원 분)이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고, 유부장(유재석 분)은 사고로 혼수상태가 된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은 정과장(정준호 분)과 하사원(하하 분)이 사건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마키상(쿠니무라 준 분)을 만나러 가는 모습으로 시작됐다.

마키는 "재작년 유부장이 오르골을 보고 '내 인생 같다고 이야기 했다. 누군가 태엽을 감아주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언제나 같은 일을 반복하는게 자기와 닮았다'고 했다"라며 오르골에 대한 추억을 들려줬고, 함께 일했던 상사맨들에게 오르골을 선물했다고 했다. 죽은 상사맨들이 '백마진'과 관련된 소문에 얽힌 것과 관련 "누구보다 성실한 상사맨들이다. 그런 일에 손댄 적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마키는 유부장 역시 사고가 일어나기 전 자신을 찾아온 사실도 전하며, 김과장이 죽은 날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고 이야기 했다. 마키가 가르쳐준 전화번호의 주인공은 권지용 전무(지드래곤 분)의 전화번호였다.

이 모든 사건은 권지용의 뺑소니 사건과 관련이 있었다. 음주운전 뺑소니로 사람을 죽였고, 김과장을 불러 "나 대신 죽였다고 하라. 좋은 변호사 불러서 빼내주겠다"고 했다. 권지용은 자신의 사고 전말을 알고 있는 유부장도 혼수상태에 빠뜨렸다.

가까스로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유부장은 권지용이 병원에 심어놓은 간호사(전미선 분)의 눈을 피해 도망쳤고, 하하를 이용해 사고 현장이 담긴 USB를 가로챘다. 하하 역시 "한 번만 눈 감으면 인생이 바뀔 수 있다"라며 권지용에 매수된 상태였지만 유부장은 "바보처럼 사는게 훨씬 낫다. 쪽팔리게 사는 것보단 이렇게 사는게 낫다"고 설득했다.

유부장은 권지용의 뺑소니 사고가 담긴 USB를 무한상사 직원들에게 돌렸다. 권지용은 해외로 도망치려 했지만 강력반계 형사 김혜수에게 붙잡혀 체포됐다.

권지용은 음주 뺑소니 사고 말고도 더 큰 비밀을 숨기고 있었다. '무한상사' 직원들에게 '백마진'을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하게 했고, 죽은 사람들은 비자금의 실체를 알고 있던 사람들이었다. 권력을 이용해 평범한 오늘을 살아가고 있던 회사원들을 흔들었던 것. 어쩌면 뺑소니 사건 역시 더 큰 사건을 숨기기 위한 사고였을 지도 모른다는 여운을 전했다.

권지용의 체포와 함께 '무한상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어쩌면 우리는 대체가능한 소모품일 지도 모른다. 신입사원 때 품었던 열정과 희망이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 내겐 많은 것이 남아있다고 믿는다"는 유재석의 내레이션, 그리고 또 오늘을 살아가는 '무한상사' 직원들의 모습으로 '무한상사 2016'은 막이 내렸다.

'무한상사'는 스릴러 수사물의 대가 김은희 작가가 집필을 맡은 만큼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예측 불가능한 스토리로 흥미를 더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실제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부패한 권력의 폐부를 날카롭게 비판했고, 오늘을 살아가는 평범한 회사원들을 응원하는 따뜻한 메시지를 담아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김혜수, 이제훈, 지드래곤, 일본배우 쿠니무라 등 톱스타들의 출연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무한도전' 하차를 선언했던 '도니' 정형돈의 깜짝 등장으로 반가움을 더했다.

정형돈은 혼수상태에 빠진 유재석을 바라보는 정과장 역으로 깜짝 등장했다. 그는 "부장님 힘내세요. 지금은 고통스러워도 힘내라. 꼭 회복해서 웃으며 다시 만나요"라고 말했다. 환자복을 입은 정형돈은 처음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나중에는 환하게 웃었다. 건강상의 문제로 '무한도전'에서 하차한 정형돈의 상황과 묘하게 겹쳐지는 장면이었다. '웃으며 만나자'는 말은 '무한도전'과 시청자들에 전한 안부 인사이자 다음을 기약한 이별 인사였다. 생각지 못한 '무한상사 2016'의 선물 같은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