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싱글벙글.' 한국전력 센터 윤봉우는 경기 내내 미소를 지었다. 자신이 득점을 올리지 않아도 팀 동료의 플레이 하나 하나에 함께 환호하며 기쁨을 나눴다.
윤봉우는 지난 시즌 후 정들었던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벗었다. 선수 생활 지속 여부를 두고 현대캐피탈 구단과 뜻이 맞지 않았다.
윤봉우와 실업 시절부터 인연을 맺었던 현대캐피탈 구단 측은 코치직 제의를 했으나 그는 좀 더 코트에서 선수로 뛰기를 원했다. 윤봉우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는데 현대캐피탈 구단은 계약 후 트레이드를 통해 한국전력으로 그를 보냈다.
윤봉우는 "지금도 현대캐피탈 구단의 배려에 감사한 마음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새로운 팀에서 맞는 첫 공식대회인 '2016 청주·KOVO(한국배구연맹)컵 프로배구대회'에서 윤봉우는 한국전력이 준결승 진출을 확정하는데 깨소금 역할을 했다.
한국전력은 26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 남자부 B조 2차전에서 3-0으로 이겼다. 윤봉우는 7점을 올리며 후배 전진용과 함께 팀 높이에 힘을 실었다. 그는 지난 23일 열린 B조 첫 경기이자 친정팀 현대캐피탈전에서도 6점을 올리는 활약을 했다. 한국전력은 당시 3-1로 현대캐피탈에게 이겼다.
KB손해보험전 승리를 보태 2연승한 한국전력은 대회 참가 남자팀들 중에서 가장 먼저 준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윤봉우는 "강민웅(세터)에게 많은 도움을 받는다"며 "속공 토스가 원래 뛰어났던 세터라 처음 함께 뛰지만 손발이 잘 맞는 편"이라고 했다. 강민웅도 "(윤)봉우 형은 워낙 경험이 많기 때문에 내가 오히려 편하다. 상대 블로커가 따라 붙어도 다 때려낼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했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봉우의 가세로 센터진에 힘이 많이 실렸다"며 "우리팀 기존 선수들에게 코트 안팎에서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만족해했다. 윤봉우는 "더 하고 싶었던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기회를 얻어서 그런지 팀 연습도 그렇고 경기에 나와 뛰는 일이 즐겁다"고 했다.
실업 시절을 포함해 성인배구 14년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윤봉우에게도 이번 컵대회와 다가오는 2016-17시즌 개막은 새롭다. 그는 "아무래도 마음가짐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흐지부지 할 수 없지 않나"고 했다.
한국전력에는 이미 윤봉우와 한솥밥을 먹은 인연이 있는 이들도 많다. 지난 시즌까지 V리그 최고령 선수로 뛰었던 후인정 코치를 비롯해 방신봉(센터)이 선배고 주상용(레프트)이 후배다. 윤봉우는 "익숙한 얼굴이 있어 팀 적응은 수월했다"고 웃었다.
한편, 윤봉우는 KB손해보험과 경기 시작을 앞두고 또 다른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FA자격을 얻어 오프시즌 동안 삼성화재에서 KB손해보험으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이선규(센터)와 현대캐피탈 시절 오랜 기간 손발을 맞췄던 권영민(세터)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윤봉우는 "(이)선규와는 '다치지 말고 각자 소속팀에서 열심히 뛰자'고 덕담을 나눴다"고 전하며 다시 한 번 껄껄 웃었다.
조이뉴스24 /청주=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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