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내가 했던 축구에 '수비 축구'는 없었다."
2004년을 마지막으로 포항 스틸러스를 떠났다가 12년 만에 사령탑 복귀전을 치른 최순호 감독이 화끈한 승리로 복귀 신고를 하면서 빠른 템포 축구를 다시 한 번 약속했다.
포항은 2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33라운드 성남FC전에서 4-1 대승을 거뒀다. 오창현이 1골 1도움 활약으로 승리를 이끌며 최 감독의 복귀전을 축하했다.
성남전 전까지 일부 포항 팬들로부터 감독 선임 반대 압력을 받는 등 좋지 않은 분위기에서 지휘봉을 잡은 최순호 감독은 보란 듯이 속도를 앞세운 패싱 축구로 대승을 이끌어냈다. 스플릿 그룹A(1~6위) 진출이 무산된 포항이지만 냉정하게 경기를 해 승점 3점을 가져왔다.
경기 후 최 감독은 "솔직히 (복귀전) 승리에 대한 마음이 강했지만 표현하기 어려웠다.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 첫 승리를 선물받았다. 경기 시작 전 빠른 템포와 전진 압박을 강조했다. 템포는 양 팀 모두 만족할 수준이었고 많은 골이 나왔다. 다만 수비 라인을 끌어올리는 것에 대해 선수들이 익숙하지 않은 것 같은데 보완하겠다"라고 경기를 총평했다.
경기 후 포항 원정 응원 팬들은 최 감독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늘 평가하는 사람은 다르게 할 수 있다. 이제까지 내가 했던 축구에 ‘수비 축구’는 없었다. 늘 정확하고 빠르고 강한 압박으로 해왔다. 템포와 전진 압박은 전체적인 축구 수준을 높인다고 생각한다"라며 자신의 축구철학을 시즌 남은 5경기에 쏟아붓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현장 복귀에 대해서는 "정말 기쁘고 행복한 마음으로 연습했고, 경기도 치렀다. 사실 어떻게 축구를 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으나 방법을 찾지는 못했다. 고민한 부분은 그간 4년여를 (일선에서 물러나) 휴식하며 찾은 것 같다. 스스로 더 기대가 된다"라고 말했다.
선수단이 어려진 부분에 대해서는 "우선 내 자신을 단순화하는 게 지도에 있어 도움이 될 것 같다. 앞으로 생각이 복잡하면 안 된다. 단순하게 준비하려고 한다"라며 선수들과 차분하게 교감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패하며 그룹B(7~12위)로 밀려난 성남의 구상범 감독대행은 "결과에 승복한다. 선수들이 나름 최선을 다했으나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역습을 여러 차례 허용했다. 모든 게 감독 책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포항에 1-2로 지고 있을 때) 수비수가 공격으로 나오면서 흔들렸는데 서로 호흡이 맞지 않았다.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피투가 동점골을 넣어 후반을 기대했는데 선수들의 몸이 갑자기 무거워진 것 같다"라고 말한 뒤 "경기 후 선수들에게 책임은 감독이 지는 것이니 괜찮다고 했다. 남은 스플릿 그룹B 리그를 잘 준비하자고 했다"라고 전했다.
조이뉴스24 성남=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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