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 황재균은 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홈경기에 선발 출전하지 않고 대타로 나왔다. 그는 8-5로 롯데가 앞서고 있던 8회말 1사 주자없는 가운데 오승택을 대신해 타석에 나왔다.
황재균이 타격 준비를 위해 대기 타석에 들어서자 사직구장을 찾은 팬들은 모두 '황재균'을 연호했다. 황재균은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마운드에 오른 넥센 마무리투수 김세현을 상대로 2루타를 쳤다. 그는 2루까지 간 후 대주자 김동한으로 교체되며 이번 시즌 일정을 마감했다.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황재균에게 관중들은 다시 한 번 이름 석자를 외쳤다. 황재균에게는 어쩌면 롯데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해외진출에도 걸림돌이 없다. 지난 시즌 종료 후처럼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FA의 이점이다.
황재균은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는 127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3푼5리(498타수 167안타) 27홈런 113타점 25도루를 기록했다.
지난해 짐 아두치에 이어 롯데 소속 선수로는 역대 두 번째(국내선수로는 첫 번째)로 '20-20클럽(20홈런 20도루 이상)'에 가입했다. 또한 팀내 홈런과 타점 부문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황재균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8위에 그친 팀 성적 때문이다.
그는 "다른 얘기를 길게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팀이 가을야구를 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정말 크다. '20-20'을 달성했지만 팀 성적이 좋지 못했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선, 후배들과 '올해 꼭 잘 해보자'고 다짐을 했는데 지키지 못해 팬들에게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래도 황재균에게는 의미있는 한 시즌이 됐다. KBO리그 내에서 손꼽히는 3루수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제는 '20-20'을 넘어 '30-30'도 충분히 가능한 선수로 평가받는다.
황재균은 지난 시즌 '학습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는 "지난해 후반기 체력이 떨어져 힘든 시기를 겪었다"며 "올 시즌에는 이러 부분을 보완하려고 했다. 장타력과 콘택트에 모두 신경을 썼는데 나름 잘 된 것 같다"고 시즌을 마무리한 소감을 전했다.
100% 만족할 수는 없다. 그는 "세자릿수 득점을 올리지 못한 것과 시즌 초반 부상을 당했던 건 가장 아쉽다"고 덧붙였다. 황재균은 97득점을 기록했고 시즌 초반 허벅지를 다쳐 결장한 경기가 많았다. 그가 선발라인업에서 빠졌을 때부터 롯데는 순위경쟁에서 조금씩 밀려나기 시작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황재균은 '제2의 야구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FA자격으로 어떤 진로를 택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그가 갖고 있는 선택지는 많다. 원 소속팀 롯데 잔류, 국내 다른 팀으로 이적, 그리고 지난해 고배를 마신 해외진출 재도전이다.
황재균은 향후 진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어디가 됐든 내년에도 야구를 해야 한다"며 "프로선수로 여기에 대비해 철저하게 관리하고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만 말했다. 지금까지 정한 계획은 하나다. 그는 "이번달 말 해외로 나가 운동을 다시 시작하겠다"며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일찍 시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올 시즌 롯데 주장을 맡았던 강민호는 "(황)재균이가 다음 시즌 우리팀 주장을 맡아야 한다"며 "팀에 잔류해 주장을 하는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황재균은 "(강)민호 형이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 빠졌을 때 임시 주장을 맡았다"며 "그 때 모습을 팀 동료들이 좋게 봐준 것 같다. 정말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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