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김하성, 승패 떠나 호수비 '반짝반짝'

[류한준기자] '나이스 캐치.' 넥센 히어로즈 유격수 김하성이 물 샐 틈 없는 수비를 펼치고 있다.

김하성은 지난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여러 차례 호수비를 선보였다. 넥센은 이날 LG에게 1-4로 졌지만 승패 결과를 떠나 김하성이 보여준 수비는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했다.

김하성은 3회말 멋진 수비 하나로 실점을 막았다. 2사 1, 2루 상황에서 타석에 나온 LG 4번타자 루이스 히메네스는 넥센 선발투수 신재영이 던진 2구째 방망이를 돌렸다.

김하성 옆으로 향하는 강한 타구였다. 비까지 내리고 있어 그라운드 상태는 좋지 못했다. 충분히 강습 안타가 될 수 있었는데 김하성은 타구를 뒤로 주저앉으며 잡았다. 1루 송구는 이미 늦었고 김하성은 지체없이 2루로 송구했다. 1루 주자 이천웅도 세이프. 하지만 2루 주자였던 손주인이 3루를 지나쳐 홈으로 향하다 2루수 서건창의 재빠른 송구에 런다운에 걸려 아웃됐다. LG의 3회말 공격은 그대로 득점 없이 끝났다.

히메네스는 결과적으로 내야안타를 쳤지만 타점을 올리지 못했다. 김하성의 수비 때문이었다. 만약 김하성이 이 타구를 글러브에 담지 잡아내지 못했다면 좌전안타가 되면서 그대로 실점으로 연결됐을 장면이었다.

김하성은 추가실점 위기를 막는데도 수비로 힘을 보탰다. 넥센이 1-2로 끌려가고 있던 5회말, LG 트윈스는 2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넥센은 선발 신재영이 물러나고 두 번째 투수 박주현이 등판해 있었다. 어떻게든 실점을 막고 반격 기회를 노리기 위한 승부수였다.

채은성이 박주현의 5구째 방망이를 돌렸다. 이번 타구도 유격수 김하성 쪽으로 향하는 강습 타구였다. 워낙 잘 맞아 빠르게 간 공이어서 안타가 될 수 있었지만 김하성은 타구를 몸으로 막았다. 한 번에 공을 잡지는 못했지만 두 번째 동작이 매끄러웠다. 재빨리 공을 주워 2루로 던져 1루 주자 오지환을 포스아웃 시켰다. 김하성의 두 차례 호수비가 잇따라 실점을 막은 것이다.

넥센은 타선이 LG 선발 허프의 호투에 꽁꽁 묶인데다 7회말 2점을 더 내주면서 1-4로 무릎을 꿇었다. 아쉬운 패배 속에서도 김하성의 명품 수비만큼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준플레이오프 들어 안정된 수비력을 과시하고 있는 김하성은 이제는 타석에서도 제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는 3차전 호수비에도 타석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중심타선인 3번에 자리했지만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넥센은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몰려있다. 4차전을 또 다시 내준다면 올해 '가을야구'는 끝이 난다. 승부를 최종 5차전까지 끌고 가기 위해서는 더 이상 뒤로 물러날 곳은 없다. 김하성이 수비 뿐만 아니라 타석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낼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