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히메네스(7회초)와 정상호(8회)가 나란히 홈런포를 쏘아 올리자 LG 트윈스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NC 다이노스는 9회말 무사 1,3루에서 집중 3안타로 3득점, 순식간에 경기를 끝냈다. 지난 18일 플레이오프 마산 1차전 득점 장면이다.
0-0 살얼음판 같은 경기 7회말. 2사 1루에서 등장한 우타자 박석민은 상대 선발투수 허프로부터 좌월 투런홈런을 쏘아올렸다. 19일 NC의 2연승을 굳히는 장면이다.
마산 2연전에서 두 팀은 홈런에 울고 웃었다. 단기전에선 큰 것 한 방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다. 경기 후반 박빙의 상황에서 터지는 홈런 한 방은 승부를 단숨에 좌우한다. 2차전에선 이 속설이 들어맞았지만 1차전에선 그렇지 않았다. 워낙 근소한 점수차의 경기 내용이어서 홈런 한 두개로 승부를 예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굳이 차이를 들자면 LG가 상대에게 타격이 덜한 솔로홈런 2방으로 2점을 선취한 반면 NC의 유일한 홈런은 팽팽한 균형에 균열을 깨는 멀티득점 홈런이었다. 무득점 접전에서 1점짜리 홈런 2개와 2점짜리 홈런 한 개는 상대에게 주는 충격의 강도에서 그만큼 차이가 있다.
멀티득점 홈런의 위력은 LG 트윈스가 이미 톡톡히 경험했다. 지난 16일 넥센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 잠실 3차전. 0-0 상황에서 4회말 유강남이 좌월 투런홈런을 쳐내면서 초반 흐름을 잡은 끝에 4-1로 승리했다. 1승1패 뒤 3차전을 끌어안은 LG는 시리즈를 다음 경기인 4차전에서 끝내고 가을 야구에서 살아남았다.
장소를 잠실구장으로 옮겨서 치르는 24일 플레이오프 3차전 역시 홈런이 경기를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 양팀 선수단의 집중력이 최고조로 올라가는 가을 단기전, 투수들에게 유리한 구장 환경이라는 점에서 이번에도 근소한 점수차의 경기가 예상된다. 결국 어느 팀이 한꺼번에 승부의 흐름을 좌우할 큰 것을 때려내느냐(허용하지 않느냐)에 결과가 달라질 전망이다.
이런 점에서 역시 주목해야 할 건 NC의 중심타선이다. 언제든지 홈런을 칠 수 있는 홈런타자가 즐비하다. '2차전의 영웅' 박석민은 물론 홈런왕 테임즈에, 힘에 관한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나성범이 대기하고 있다. 불혹의 나이에도 심심치 않게 장타를 쳐내는 이호준도 눈여겨봐야 한다. 올 시즌 잠실에서 홈런을 기록한 NC 타자는 모두 8명. 이 가운데 테임즈, 박석민, 이호준, 김성욱(이상 2개)은 멀티홈런을 쏘아올렸다.
LG에선 역시 4번타자 히메네스에게 눈길이 쏠린다. KIA타이거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넥센과 준플레이오프까지 6경기에서 타율 2할8리(24타수 5안타) 2루타 1개의 빈공에 시달렸지만 NC와 플레이오프 1차전 선제 홈런으로 자신감을 되찾았다. LG 타자들 가운데 타격 기술과 파워에서 독보적이어서 가장 주목할 선수임에 틀림없다. 히메네스는 올 시즌 잠실에서만 12개의 홈런포를 터뜨렸다. LG 선수들 중 최다다.
오지환 역시 LG가 기대하는 카드다. 체구는 크지 않아도 만만치 않은 손목힘을 보유한 그는 시즌 20홈런의 절반 이상인 11개를 잠실에서 기록했다. 오지환이 터질 때와 그렇지 않을 때 LG의 경기력은 큰 차이가 있다. 이밖에 박용택, 양석환(이상 5개)도 LG가 기대를 걸고 있는 타자들이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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