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김태형(두산 베어스) 감독과 김경문(NC 다이노스) 감독, 그들은 이렇게 다시 만났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다. 플레이오프 관문에서 만난 지난해와 달리 이번에는 대망의 한국시리즈다. 지난 7월 고척돔 올스타전에서도 이들은 각각 이스턴 올스타와 웨스턴 올스타의 사령탑을 맡았다.
OB(두산) 베어스 포수 사제 지간, 배터리코치 선·후배 출신이라는 말은 이제 식상하다. 이들은 이제 프로야구의 대표적 라이벌 감독으로 자리 잡았다. 소속팀 두산과 NC가 올해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양강으로 위상을 공고히 하면서 이들은 양보할 수 없는 승부를 자주 벌이고 있다.
16번 맞붙은 정규시즌에선 두산이 9승7패로 우위를 점했지만 차이가 크지 않았다. 두산은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도 3승2패로 어렵게 시리즈 승리를 거둔 뒤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4승1패로 누르고 14년 만에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김태형 감독과 김경문 감독은 선수단 장악력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인물들이다.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이들 구단에선 감독의 권위가 특히 절대적이다. 야구계의 대표적인 카리스마 지도자들이다. 감독 부임 첫 해부터 성공의 길을 걸어왔다는 점도 닮은 꼴이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 감독직에 오른 지난해 '단기전 승부란 이런 것'이란 점을 보여주며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휩쓸었고, 올해 정규시즌에서는 역대 최다인 93승을 올리며 일찌감치 페넌트 레이스 우승을 차지했다.
김경문 감독은 감독 부인 첫해인 2004년 두산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킨 뒤 줄곧 승승장구했다. 2013년 NC 다이노스로 옮긴 뒤로도 최근 3년 연속 가을무대로 팀을 인도하면서 명성을 확인시켰다. 프로 11시즌 통산 718승에 포스트시즌 9차례, 한국시리즈 4차례 진출의 업적을 남겼다.
다만 덕아웃 라인업카드를 쥐자마자 우승을 차지한 김태형 감독과 달리 김경문 감독은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이란 '비원'을 풀지 못한 상태다. 그는 전날 LG 트윈스를 3승1패로 누르고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은 뒤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면 좋은 줄만 알았는데, 올라갈 때마다 계속 져서 그런지 축제가 아니라 상처가 된 것 같다"며 "창원과 마산에서 잠실로 오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이번에는 꼭 좋은 경기를 치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태형 감독은 "NC는 투타 모두 안정적인 전력을 갖춘 강팀"이라며 "준비는 모두 마쳤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보여준 두산다운 야구를 한국시리즈에서도 펼쳐 꼭 21년만에 통합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의 소속팀 두산과 NC는 여러모로 닮았다. 모자 위의 로고가 나란히 알파벳 D이고 구단 상징색도 네이비 블루 계열로 비슷하다. NC가 좀 더 밝은 마린 블루 색을 사용한다. 이종욱, 손시헌 등 주력 선수들은 물론 김 감독을 보좌하는 프런트 및 현장 스태프들도 두산 출신이 무척 많다.
전력도 엇비슷하다. 중심타선의 남다른 파워, 선발투수들의 안정감이란 측면에서 두 구단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정규시즌에선 두산이 NC에 8.5경기차 앞섰지만 단기전은 성격이 다르다. 서로가 서로를 잘 아는 사이, 그 만큼 이들의 대결은 여러모로 흥미를 끈다. 2년 연속 실현된 '김(金)의 전쟁'이 3일 앞으로 다가 왔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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