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그의 실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몸값도 100억 단위라는데 이견을 가지는 사람도 드물다. 그러나 행선지는 여전히 미궁 속이다. 요즘 최형우(33, 삼성 라이온즈)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올해 FA 시장에 나올 대어들 가운데 타자 최대어로 꼽히는 그의 인기가 상한가다. 국내외에서 그를 향한 러브콜을 수시로 보내고 있다. 최형우는 삼성 잔류와 국내 타 구단 이적, 또는 해외 진출 등 3가지 선택지를 앞에 두고 있다.
우선 소속팀 삼성은 잔류시키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이미 지난 6년간 사령탑을 맡은 류중일 감독을 경질하면서 최형우와 차우찬을 붙잡겠다고 구단 차원에서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신임 김한수 감독 또한 구단에 이들을 꼭 잡아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문제는 외부의 유혹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돈을 싸들고 그의 사인을 기다리는 구단이 여럿이다. 거포 코너 외야수가 필요한 팀들은 너나할 것 없이 최형우에게 군침을 흘린다. 특히 좌익수 및 장타력 보강이 지상과제인 복수의 구단이 최형우 영입전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는 설이 파다하다.
이 가운데 최형우가 전주고 출신인 점을 들어 같은 호남권인 KIA 타이거즈를 예의주시하는 시선이 뜨겁다. 최형우 같은 정교함과 장타력을 겸비한 선수가 KIA에는 흔치 않다. 최형우를 잡고 역시 FA 자격을 얻는 에이스 앙현종을 붙잡으면 당장 다음 시즌 우승 경쟁에도 뛰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KIA 외에 역시 장타력 보강이 지상과제인 한 구단이 최형우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해당 구단들은 공식적으로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지만 그만큼 최형우의 가치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해외 진출 역시 최형우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 중 하나다. 실제로 최형우의 모습을 보기 위해 적지 않은 수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올 한 해 삼성경기를 찾아 관련 리포트를 작성해갔다. 최형우 역시 오래 전부터 해외 진출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또 하나의 해외파가 탄생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내년이면 34세가 되는 최형우가 당장 큰 돈을 확보하기 어려운 메이저리그 행을 선택하겠느냐는 희의의 시각도 있다. 아직 공식 개막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과열양상을 보이는 국내 FA 시장의 움직임을 봤을 때 총액 100억원 이상 확보가 가능한 상황이다. 꿈을 위해 현실을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형우는 올 시즌 138경기에 출전, 타율 3할7푼6리 31홈런 144타점을 기록했다. 타격왕 타이틀을 손에 넣었고, 출루율(0.464)과 장타율(0.651) 각 2위를 차지했다. 이 둘을 합친 OPS(1.116)는 단연 1위다. 올 시즌 토종과 용병을 합쳐 가장 생산성 뛰어난 공격력을 보여줬다고 볼 수 있다.
삼성 잔류와 국내 타구단 이적, 그리고 해외진출. 3가지 갈림길 앞에서 최형우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행복한 고민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