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올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황재균의 향후 진로 선택이 그렇다.
황재균은 오는 22일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와 관계자들을 상대로 쇼케이스를 가질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 타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현지에서도 황재균에 대한 언급과 관심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그는 처음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장을 낸 지난해에는 외면을 받았다.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를 노크했지만 반응이 없었다.
상황은 변했다. 1년 전과는 다르다. 원소속 구단에 이적료를 지불해야 하는 포스팅을 거칠 필요가 없다. FA가 된 황재균에게 관심이 있는 구단이 직접 입단 협상을 할 수 있다.
지난 11일 미국 '야후스포츠'는 이번 오프시즌 메이저리그 FA 순위를 발표했다. 황재균은 언급된 FA 204명 중에서 25위로 비교적 높은 순위를 받았다. '야후스포츠'는 황재균에 대해 "파워, 스피드, 컨택 능력을 고르게 갖추고 있는 내야수"라며 "A급은 아니지만 벤 조브리스트(시카고 컵스)의 하위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황재균은 주 포지션인 3루수뿐 아니라 유격수와 2루수로도 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메이저리그 및 야구통계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팬그래프닷컴'도 "황재균의 존재를 잊어서는 안된다"며 "지난해와 올해 성적을 비교하면 눈에 띄게 기량이 늘어난 부분이 있다"고 소개했다.
황재균에 관심을 둔 특정팀을 언급한 매체도 있다. 'SB네이션'은 "내야진 전력 보강을 원하고 있는 밀워키 브루어스가 황재균 영입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쇼케이스 일정과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다가오는 가운데 황재균의 가치와 관심도도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반면 황재균의 원 소속팀 롯데 자이언츠는 답답하다. 황재균의 선택을 기다려야 한다. 팀 입장에서 최고의 시나리오는 황재균과 FA 재계약을 하는 것이다.
조원우 롯데 감독도 "(황)재균이가 더 큰 무대에서 뛰게 된다면 당연히 환영할 일"이라고 했지만 "그래도 감독 입장에서는 함께 계속 뛰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롯데는 '플랜B'를 준비해야 한다. 황재균이 메이저리그를 포함한 해외진출에 성공하거나 국내 다른 구단으로 이적했을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 롯데로서는 생각하기 싫은 상황을 가정한 뒤 오프시즌 전력 보강 구상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황재균의 빈자리를 메울 일순위 후보로는 오승택이 꼽힌다. 그는 기존 롯데 내야수 중에서 공격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선수다. 올 시즌 박종윤을 제치고 주전 1루수 자리를 꿰찬 김상호도 대체 후보 중 한 명이다.
김상호는 1루수뿐 아나라 3루수 훈련도 했었다. 외국인선수로 그 자리를 메우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LG 트윈스에서 주전 3루수로 뛴 루이스 히메네스가 좋은 예다. 하지만 장타력과 함께 수비 능력을 갖춘 내야수 자원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KBO리그 FA 시장을 살펴봐도 황재균에 견줄 만한 내야 자원이 눈에 띄지 않는다. FA 자격을 얻은 김재호, 이원석(이상 두산 베어스) 등이 준척급 내야수로 분류되지만 롯데가 먼저 손을 내밀기가 그렇다. 황재균의 진로와 선택이 어느 정도는 윤곽을 드러내야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상황이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