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적응 중입니다. OK!"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최근 고민이 늘었다. 외국인선수 톤(캐나다) 때문이다.
최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실시된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고심 끝에 수비형 레프트인 톤을 뽑았다.
오레올 까메호(쿠바)가 떠난 자리가 못내 아쉬웠지만 톤 영입으로 결정을 내렸다. 기존 전력인 문성민, 박주형에 신영석, 최민호 등을 더 잘 활용하기 위해서 공격보다 수비에 초점을 맞춘 선수를 뽑은 것이다.
톤은 시즌 초반 3경기만큼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공격 점유율은 높지 않았지만 순도높은 공격성공률을 보여줬다. 수비와 서브리시브를 비롯해 눈에 잘 띄지 않는 부분에서도 공헌도가 컸다.
그런데 1라운드 4경기째부터 톤의 장점으로 꼽히던 수비와 리시브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최 감독은 '적응의 문제'라 생각하고 시간을 줬다. 하지만 기대만큼 기량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톤은 지난 15일 안방인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 맞대결에서 팀내 두 번째로 많은 20점을 올렸다. 공격성공률은 낮은 편이었지만 40%는 넘겼다.
최 감독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공격적인 부분에 크게 비중을 두지 않고 있지만 톤이 기록한 공격 수치가 그렇게 돋보이지도 떨어지지도 않은 편이다. 대체 선수를 고려하자니 뽑을 수 있는 선수 폭이 좁다는 점도 문제다.
톤은 V리그 공인구인 '스타' 볼 적응은 어느 정도 마쳤다. 그는 OK저축은행전이 끝난 뒤 취재진과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미카사와 스타의 볼 차이는 분명히 있다"며 "처음에는 스타 볼 적응에 힘이 들었던 건 사실이지만 이제는 제법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남은 과제는 V리그 전반적인 특성과 소속팀 배구 스타일에 대한 적응이다. 이 부분에 익숙해지는 속도를 올려야 한다. 최 감독이 톤에게 바라는 부분이다.
톤은 "V리그에 와서 뛰어보니 다른 해외리그와 달리 블로킹은 낮은 편이지만 수비 기술은 한국선수들이 정말 뛰어나다"고 했다. 리시브에 대해서는 "서브 코스는 대부분 정직하게 오는 편"이라며 "대신 서브에 변화가 있다. 여기에 대한 적응이 힘든 점이 있긴 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 스스로도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며 "동료들 그리고 코칭스태프가 우려하고 있는 점을 알고 있다. 적응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건 없다"고 자신했다.
V리그 생활에 대해 조언도 듣고 있다. 캐나다대표팀에서 10년 이상 손발을 맞춘 프레디 윈터스(전 LIG 손해보험)와 가빈 슈미트(전 삼성화재)가 톤에게는 멘토다.
톤은 "조언이라고 꼭 찝어서 말하긴 어렵지만 두 선수에게 한국 문화, 배구 스타일 등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V리그가 외국인선수 제도를 도입한 지 10년이 됐지만 톤은 흔치 않은 레프트 자원이다.
현대캐피탈은 10년 전 숀 루니(미국)라는 레프트 자원을 뽑아 당시 삼성화재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레프트에서 뛴 외국인선수와 얽힌 기분좋은 기억이다.
팀의 레프트 외국인선수 계보는 호드리구(브라질), 맷 앤더슨(미국) 오레올, 그리고 톤까지 이어졌다. 현대캐피탈은 루니 이후 우승의 기쁨을 누리지 못했지만 지난 시즌 까메호는 최 감독이 적용하려는 토털배구에 안성맞춤 활약을 해줬다.
톤은 오레올과 견줘 높이와 공격력에서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팀이 추구하는 배구 스타일에 들어맞는 퍼즐 한 조각이 돼야 한다. 한편 현대캐피탈은 오는 19일 KB손해보험을 상대로 홈경기 2연승 도전에 나선다.
조이뉴스24 /천안=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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