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가 고민에 빠졌다. 재계약이 임박한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32)와 짝을 이룰 외국인 투수에 대한 고민이다.
LG는 최근 허프와 큰 틀에서 재계약에 합의했다. 현재는 세부 사항 조율 중. 미국과 일본 구단에서도 허프에게 관심을 보였지만 허프는 내년에도 LG에서 뛰는 것을 선택했다.
'만에 하나'라는 변수가 남아 있지만 허프의 LG 잔류는 거의 확정이라고 볼 수 있다. LG로서는 외국인 선수 구성과 관련된 가장 큰 산을 넘은 셈. LG의 다음 과제는 헨리 소사(31), 루이스 히메네스(28)와의 재계약이다.
히메네스도 LG 측의 재계약 의사가 뚜렷하다. 소사도 기본적으로는 재계약을 추진 중. 그러나 소사의 경우 변수가 있다. '소사보다 더 좋은 투수가 나타난다'는 조건 아래 교체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미국 스카우트 시장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LG의 외국인 스카우트 담당 잭 한나한이 현재 소사보다 나은 선수가 있는지 면밀히 알아보고 있다"며 "괜찮은 카드가 나타난다면 교체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소사도 좋은 선수다. 소사는 올 시즌 10승을 채우긴 했지만 9패에 평균자책점은 5.16에 머물렀다. 그러나 무려 199이닝을 소화하며 선발진의 든든한 한 축을 맡았다. 포스트시즌에서도 3경기에서 14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문제는 정규시즌에서 보여준 기복있는 피칭. 컨디션이 좋을 때는 타자들이 손도 대지 못할 공을 던지지만, 나쁠 때는 와르르 무너지는 경향을 보인 소사다. 따라서 LG도 불안요소가 없는 새로운 카드 영입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허프와 소사의 조합은 나쁘지 않다. 일단 좌완 허프, 우완 소사로 좌우 밸런스가 맞는다. 또한 허프는 제구력을 무기로 하고, 소사는 시속 160㎞에 육박하는 강속구로 윽박지르는 스타일이다. 단, 소사가 올 시즌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는지 확신할 수는 없다. 불확실성이 허프보다는 소사 쪽이 크다.
올 시즌 두산 베어스는 더스틴 니퍼트(35)와 마이클 보우덴(30), 두 명의 외국인 투수가 40승을 합작하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니퍼트가 22승, 보우덴이 18승. 그 결과 두산은 정규시즌 독주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어렵지 않게 정상에 섰다. 40승은 역대 KBO리그 한 팀 외국인 투수 2명의 최다승 신기록이다.
모든 구단이 그렇듯 LG 역시 두산처럼 막강한 '외국인 원투펀치'를 보유하고 싶어한다.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끝나는 12월초가 되면 허프의 짝꿍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전망. 구단 외국인 듀오 최다승 기록으로 남아 있는 2011년 21승(주키치 10승, 리즈 11승)을 뛰어넘는 것이 LG의 바람이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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