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올해 클래식 9위에 그치며 자존심이 땅에 떨어진 전통의 명가 포항 스틸러스가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항은 최근 선수 물갈이 작업에 속도가 붙은 모양새다. 이적 시장을 주도 중인 강원FC에 문창진(23), 박선주(24)를 보냈다. 또 내년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획득한 제주 유나이티드로 중앙 수비수 김원일(30)도 보냈다.
현재 모습만 보면 선수 유출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미 예견된 일이다. 최순호 감독이 구단과 상의해 선수단을 합리적으로 개편하기로 일찌감치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지난 8일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어린 선수들 중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이들은 임대를 보내고 노장급 일부는 뼈대를 유지하기 위해 지키겠다"고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신화용, 황지수 등 구단 분위기를 잘 알고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들은 그대로 자리를 지킨다. 중국 갑급리그(2부리그) 이적설이 돌았던 양동현이나 중간층 심동운도 내년 계획에 있다. 양동현과는 지속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중이다.
다만, 군에서 전역한 신광훈은 이적이 불가피하다. FC서울, 울산 현대 등 다수의 구단이 신광훈에게 군침을 흘리고 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몸값이 뛰고 있어서 구단 재정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후문이다.
영입 준비도 서두르고 있다. 일본 나고야 그램퍼스에서 뛰었던 이승희, 강원FC에서 서보민을 수혈하는 등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외국인 선수는 전원 교체할 생각이었지만 절반 정도의 물갈이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기량이 만족스러운 자원이 나타나면 사정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포항 고위 관계자는 "포항은 이미 몇 년 전부터 합리적인 연봉 협상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구단 재정이 크게 늘 것 같지도 않고 붙잡기 어려운 선수들은 개인 의사를 존중해주겠다는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이적료가 발생하는 선수들의 몸값을 최대한 높여 얻은 수입으로 새로운 선수 수급에도 나선다. 이미 시장에 나온 선수들 일부를 봐놓고 1월 1일 본격적인 겨울 이적 시장이 열리기를 바라고 있다. 이 관계자는 "강원이 공격적으로 선수를 끌어모으고 있는 것을 잘 안다"면서도 "승격을 했기 때문에 보강을 하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포항도 곧 많은 보강 소식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선수단 규모를 28명 내외로 결정한 것도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포항은 지난 몇 년 사이 선수단을 28~34명 사이로 유지해왔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좌절된 2017년에는 리그에만 전념하며 팀 조직력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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