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신태용호의 승조원들은 새 선장의 항해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19세 이하(U-19) 축구대표팀은 21일 제주 서귀포 축구공원에서 광운대와 연습 경기를 치러 2-1로 이겼다. 앞서 K리그 챌린지(2부리그) 부산 아이파크와 두 번의 연습 경기를 0-3 패, 3-1 승리로 끝낸 대표팀은 비교적 또래가 많은 광운대를 상대로 기싸움을 벌이며 경기력 극대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내용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다. 부산과의 평가전과 비교하면 수준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만드는 과정에 있다고는 하지만 잔 실수가 많았고 창의적인 장면도 많지 않았다.
지난 두 경기를 벤치 위 지붕으로 올라가서 지켜본 신 감독은 이날 벤치 앞에서 꼼꼼하게 기량을 확인했다. 그는 "경기력이 지난 두 경기와 비교해 못한 것이 사실이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비슷한 연령대 팀을 상대로 대승을 거두고 싶었다는 신 감독은 "또래들과의 경기라 좋은 기회를 여러번 놓쳤다"며 침착하고 냉정하게 경기 운영을 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전반에는 동료들끼리 경기력을 만드는 것이 부족했다. 후반이 더 나았다"고 평가했다.
그래도 지난 11일 소집, 선수들과 처음 본 뒤 빠르게 융화되고 있다는 신 감독은 "각자 팀에서 경기를 치르고 와서 휴식도 제대로 취하지 못했지만 편하게 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그라운드에서 모든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신 감독은 선수 점검을 위해 35명을 호출했다. 내년 한국에서 예정된 20세 이하(U-20) 월드컵 최종엔트리는 성인 대회와 같은 23명이다. 향후 1월 포르투갈 전지훈련에서는 서귀포 소집 인원 중 12명이 탈락한다.
그는 "선수들의 노력이 보이는데, 마무리가 좋지 않다. 그래서 더 훈련해야 한다"면서도 "그런 모습들이 예쁘고 귀엽다. 무엇인가 보여주려고 하지 않나. 감독이 의도하는 축구를 하려는 노력이 보기 좋다"라고 칭찬했다.
불과 네 달 전 신 감독은 위 연령대인 리우 올림픽대표팀(23세 이하)을 이끌고 8강 진출이라는 성적을 낸 바 있다. 그는 "세계 무대에서도 (내가 하고 싶었던) 축구가 충분히 통한다는 것을 느꼈다. 조금만 입히면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해도 잘 하리라 본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엔트리 구상은 마무리 돼 가고 있다. 신 감독은 "80% 이상은 구상이 끝났다. 명단 속 선수들을 중심으로 잘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포항 스틸러스 유스팀 출신으로 지난해 17세 이하(U-17) 월드컵 16강을 경험하며 U-19 대표팀까지 생존에 성공한 미드필더 이승모(포철고)는 "개인적으로는 감독님의 공격적인 스타일의 축구에 만족한다. 생활에 자율성을 많이 부여하시는데 포철고 때와 비슷해서 문제도 없다. 다 보여주지 못해서 아쉬움이 있지만, 컨디션을 올려서 더 보여주겠다"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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