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2016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유재석도, 대상을 불발한 정준하도 박수를 받았다. 대상 라이벌이기 이전에 '무한도전'을 위하는 동료애가 빛났다.
유재석은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김성주, 전현무, 이성경의 진행으로 열린 '2016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최고 영예인 대상을 수상했다. 대상 후보였던 정준하는 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날 대상 후보에는 정준하와 유재석, 김구라, 김성주 등 4인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무한도전' 유재석과 정준하, 두 사람에 관심이 쏠렸다. '1인자' 유재석의 대상 수상여부만큼, 정준하가 21년 만의 대상을 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대상 욕심이 누군들 없을까. 다소 미묘한 그림이 연출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분위기는 화기애애 했다. 대상 후보에 오른 정준하를 두고 '무한도전' 양세형은 "대상 확신하나. 두 달 전부터 스피치 학원에 다녔다. 화장실에서 소감 연습을 하는 걸 들었다"라고 폭로했다. 하하는 "이미 그 분이 오늘 방송 끝나고 회식자리도 다 예약해놓으셨다”며 정준하를 쳐다봤다. 정준하는 '무한도전' 멤버들의 발언에 진땀을 흘리며 손을 내저었고, 박명수와 황광희 등 '무한도전' 멤버들은 그 상황을 즐겼다. '무한도전'에서 늘 그랬던 것처럼, '동네 형'을 놀리는 멤버들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
정준하는 최우수상 버라이어티 부문을 수상하면서 대상 후보에서 아쉽게 제외됐다.
정준하는 "제 그릇을 안다. 이 자리도 너무 과분한데 대상 후보에 올랐다는 그 자체도 좋다. 그 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만으로도 행운이다"고 밝혔다.
정준하는 "혹시라도 상을 받으면 이 이야기는 하고 싶었다. 살아오면서 두가지 행운이 있었다. 이 분들과 함께 하고 있는 '무한도전'이 그렇고 제 아내를 만난 것이 그렇다. 투덜댄 적도 많았는데 열심히 하겠다. 내년에도 대상 후보에 오른 것만큼 더 열심히 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그마저도 시간에 쫓기면서 마지막까지 큰 웃음을 안겼다.
대상 후보가 된 유재석은 "난감하게 됐다. 올해만큼 정준하가 대상을 탔으면 했는데 입장이 조금 그렇다"고 동료 정준하에 대한 미안함을 전했다. 대상 후보 김구라는 "우주의 기운이 유재석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예상대로 유재석이 통산 13번째 대상을 안았다. '무한도전' 리더이자 현 시대를 살아가는 방송인으로서 묵직한 고민이 수상소감에 오롯이 담겼다.
'무한도전' 멤버들의 축하 속에 시상식 무대에 오른 유재석은 "상을 받을수록 미안한 마음이 커진다. 준하 형에게도 너무 죄송하다"고 재차 미안함을 전했다.
'무한도전' 정형돈과 길, 노홍철 등 옛 동료들의 이름을 언급한 유재석은 "가끔 그런 이야기를 하신다. 나를 포함해 멤버들의 나이가 너무 많지 않냐고. '무한도전'이 12년차를 향해 가고 있다. 이적 씨가 저에게 그런 이야기를 해줬다. '지금 우리가 서있는 시간이 내가 제일 나이 든 날일지 모르겠지만 남아있는 날 중에는 가장 젊은 날이다.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 시청자들이 허락해주는 그 날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유재석의 수상소감은 '무한도전'에만 갇히지 않았다. 유재석은 "'무한도전'을 통해 많은 걸 보고 배운다. 역사를 통해서, 나라가 힘들 때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 소수의 몇몇 사람이 꽃길을 걷는게 아니라 내년엔 대한민국이 꽃길로 바뀌어서 모든 국민들이 꽃길을 걷는 그런 날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상의 무게만큼이나 묵직한 수상소감이었다.
이날 정준하는 '무한도전'을 인생의 행운이라 했고, 유재석은 '무한도전'의 위기와 내일을 이야기 했다. 수상 소감의 내용은 달랐지만, '무한도전'을 향한 진정성 어린 마음이 묻어났다. 시상식에서 가장 돋보인 순간들이자 국민예능 '무한도전'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대상을 받은 유재석도, 최우수상을 수상한 정준하도 결국은 '무한도전'이었다.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국민MC' 유재석과 내년도 대상을 기약한 정준하, 그리고 무대 아래서 아낌 없는 박수를 보내준 '무한도전' 멤버들은 그렇게 '최고의 시상식'을 만들어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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